제113년차 교단 총회에서 여성 대의원은 1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총회 심리부가 대의원 심사를 마친 결과, 국내 대의원 756명 중 여성은 전주지방 전봉순 장로가 유일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 미주선교총회와 해외직할지방회의 대의원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교체 파송이 없는 한 여성 총대는 1명일 공산이 크다.

우리교단에서 여성의 총회 진입을 가로막는 장벽은 높다. 우리 교단에서 여성안수를 시작한 것은 14년 전이고, 여성목사도 300여 명 배출했다. 여성 장로들도 적지 않지만 지금까지 여성의 총회대의원 파송은 두 명뿐이다.

한 명은 중국선교사로 중국직할지방회에서 파송됐고, 다른 한명은 전남중앙지방에서 파송된 김병순 장로다. 당시 김 장로는 안수 10년이 되지 않았지만 다른 장로 회원들의 양보와 배려로 교단 첫 여성대의원이 됐다. 그 이후 총대에 선출된 여성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여성이 교단 총회대의원이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총회 대의원은 세례교인 800명당 1명이 파송된다. 교단 전체에서 세례교인은 약 32만 명(제112년차 총회보고서 통계)이고 이중 여성이 70% 정도 차지한다. 교단의 남녀 구성비에서도 여성이 남성 보다 훨씬 많다.

교회 내 여성 성도들의 비율이 이렇게 높은 상황에서 여성을 대표하는 대의원이 거의 없다는 것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모습이다. 민주주의를 토대로 한 대의제로 운영되는 총회의 여성대표가 고작 1명이라는 것은 정말 교단 총회가 보수적이고, 변화와 쇄신과는 거리가 멀다는 의미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가속화되면서 양성평등 실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교계에서도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여성들의 총회대의원 보장을 확대하고 있다. 예장 통합과 감리교, 기장 총회는 여성할당제를 시행하고 있거나 여성대의원 확대를 위한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감리회, 성공회, 복음교회 등은 여성대의원이 10%이상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2017년 첫 여성수장을 선출했다.

하지만 아직도 사회 곳곳에서 여성들이 부당하게 차별받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남성 우월적 가치관에서 여성을 얕보거나 차별하는 행태는 교회 내에서도 만연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회 내 성차별은 여전하고, 여성의 지위는 아직도 바닥이다.

교회의 핵심운영 부서인 당회의 여성 참여는 3,000여 개 교회 중 50여 곳이 채 안 된다. 여성 담임목사 비율도 매우 낮고 총회의 발언권 회원도 3~4명뿐이다. 남녀 교역자의 역할과 사례비에도 여전히 차별이 존재한다. 이러한 우리 현실은 여성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는 사회와 동떨어진 것이며 양성평등을 강조해 온 교회의 정신과도 부합하지 않다.

이제 우리 교단도 법 테두리 안에서 여성의 참여를 보장하고 지위를 높이기 위한 연구와 제도 도입에 힘써야 한다. 2016년 본지의 설문조사 결과 교단 총회에 여성대의원 할당제도 도입에 대해 49.2%가 ‘찬성’이라고 응답했다. 정부처럼 40%는 아닐지라도 최소한 10% 이상은 되도록 여성할당제를 연구하고 단계적 시행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기독교가 2000년의 역사 안에서 오랜 핍박을 받으면서도 전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갈 수 있었던 근본 원인 가운데 하나는 바로 평등 추구 정신이다. 성경은 사람에 대한 어떤 형태의 차별도 명백히 반대한다. 교회 내 남녀 차별을 없애고 여성의 참여를 늘리는 것은 단순한 여성권리의 문제만이 아니라 교회를 존속, 부흥하기 위한 과제다.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과제의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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