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호 목사, 쌍둥이 입양 … 웃음꽃 피는 가정 일궈
가슴으로 낳은 자식들 사랑먹고 '쑥쑥'

얼마전까지만 해도 ‘입양’은 입양당사자나 가족들 모두 쉬쉬하며 누가 알까봐 평생 비밀로 간직하던 치부로 취급받았다. 하지만 이제 공개입양이 늘어나면서, 입양가족들은 이제 세상을 향해 당당히 입양가정임을 알리며, 입양으로 얻은 사랑의 기쁨을 노래한다.

사랑먹고 자라는 행복나무 '쌍둥이'

 쌍둥이는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에요. 처음 아이들을 품에 안고 난 이후 한번도 내 새끼가 아니다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웃음꽃 피우는 쌍둥이 없이는 이제 못살아요.”충북 음성군 대소면 대소교회 송기호 목사는 시골의 작은교회 목회자로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며, 바쁘고 빠듯한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하지만 송 목사 가정에는 즐거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늦둥이 예찬·예권 쌍둥이 아들 덕분이다. 입양으로 얻은 두 아들은 이 가정의 행복마스코트로 하루하루 즐거운 웃음을 만들어 내고 있다. 쌍둥이 형제가 한 식구가 된지도 벌써 5년이나 됐다. 처음 입양을 생각했을 때 대소교회는 비닐하우스교회를 막 벗어나 가건물로 사택 겸 예배당을 지어 목회하던 어려운 시절이었다고 한다. 그래도 아이들이 고아원 시설로 가는 것 보다 ‘우리 가족’으로 함께 사는 게 더 나을꺼라 생각하고 쌍둥이들을 데려오게 됐다. 이제 송 목사네는 부부와 딸 이랑(16세), 이레(14세), 쌍둥이 예찬·예권(5세)이 이렇게 여섯식구가 북적거리며 살고 있다. 1.6kg으로 태어나 두달이나 인큐베이터에 있어야 했던 부서질 듯 연약했던 쌍둥이들은 이제 온 가족 사랑을 먹고 쑥쑥 자라 이제 교회 최고 개구쟁이가 됐다.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선물-입양”

마음이 행복하니 경제적 어려움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송 목사는 “처음부터 아이들에게 풍족하게 해주지 못할꺼라는 건 각오했다”면서 “그저 아이들이 마음껏 기펴고 자랄 수 있는 ‘가정’을 갖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은 시골교회 목회라 물질은 넉넉지 않지만 사랑만큼은 넘치게 주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였다.
“아이들이 당당하게 땡깡부릴 때가 제일 행복해요. 내편되어 줄 엄마 아빠 있다는 생각에 아이들이 고집피우는 거잖아요. 우리아이들 구김 없이 행복하게 잘 자라는 거라고 생각해요.” 엄마의 마음이다.
강영숙 사모는 배 아파 낳은 딸들과 똑같은 사랑으로 대한다며 “전 우리 아이들에게 사랑주머니 4개를 갖고 똑같이 100% 사랑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식이 많아 조금씩 나눠주는 사랑이 아니라 100% 만족스러운 사랑을 4명에게 똑같이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만큼 사랑하기에 아이들에게도 입양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아이들이 거짓 삶을 살지 않게 하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아이들이 자라면 친부모 찾기를 바라기도 한다. “건강하고 건전한 생각을 가진 청년들로 자란다면 낳아준 부모를 당연히 보고 싶어 할거라고 생각해요. 우리 애들도 그렇게 되길 기도합니다.”

몸보다 마음이 같은 가족

교회 안팎에서도 송 목사 가정의 입양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 유치원에서 엄마뱃속에서 아기가 나온다는 걸 배워온 다섯 살 쌍둥이들에게도 직접 설명해준다. 엄마아빠 사랑과 뱃속에서 태어나는 것은 상관이 없다는 설명도 빠뜨리지 않는다.
“교회 성도들도 그렇고 우리 가족도 그렇고 예찬이 예권이를 ‘데려왔다’는 걸 잊은 지 오래에요. 내 품에 안은 그 순간부터 입양이란 단어는 무의미해졌죠. 하나님이 내 귀한 두딸을 주신 것처럼 내 아들도 하나님이 주신 귀한 선물이라고 똑같이 생각할 뿐이에요”
이제 교회 밖에도 쌍둥이들이 ‘입양’됐다는 걸 많이 알지만 이상하게 바라보는 사람은 없다. 온가족이 똘똘 뭉쳐 서로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을 눈으로 보고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 목사네 집에는 예찬이 예권이를 통해 조금씩 커지는 감사와 기쁨의 향기가 오늘도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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