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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홍 변호사의 행복칼럼
낙태죄의 헌법불합치 이후에 대하여
[1179호] 2019년 04월 17일 (수) 17:07:35 김양홍 장로(이수교회) webmaster@kehcnews.co.kr

   
헌법재판소는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였다. 1953년 형법이 제정된 이후 66년 만에 ‘낙태’는 범죄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헌법불합치 결정된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고, 지금 우리가 취해야 할 것들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산부인과 의사 A는 2013년 11월경부터 2015년 7월경까지 69회에 걸쳐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였다는 업무상 승낙 낙태 등으로 기소되었다. A는 제1심 재판 중 위 조항들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그 신청이 기각됐다. 그러자 A는 2017년 2월 8일 위 조항들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2019년 4월 11일 재판관 4명(헌법불합치):3명(단순위헌):2명(합헌) 의견으로, 임신한 여성의 자기낙태를 처벌하는 형법 제269조 제1항, 의사가 임신한 여성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경우를 처벌하는 형법 제270조 제1항 중 ‘의사’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며, 위 조항들은 2020년 12월 31일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였다.

헌법불합치는 하위법의 내용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선언으로 사실상 위헌 선언이다.
헌법재판소는 태아의 생명권 보다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존중되는 낙태 가능 상한선을 ‘22주’ 내외로 제시한 만큼 법조계 안팎에서는 국회가 임신 후 14주까지는 낙태를 전면 허용하고, 14~22주까지는 조건부 허용하는 쪽으로 법을 개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4명의 헌법재판관은 “태아가 모체를 떠난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시기인 임신 22주 내외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절차적 요건을 추가해 낙태를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고, 단순 위헌 결정을 한 3명의 헌법재판관은 “임신 14주까지는 조건 없는 낙태가 가능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십계명 중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이 있다. 천주교나 기독교에서는 태아도 사람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낙태를 반대하고 있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낙태를 반대한다. 낙태죄에 대해 합헌 의견을 낸 헌법재판관 2명의 표현대로, 지금 우리가 위헌·합헌을 논의할 수 있는 것도 모두 모체로부터 낙태당하지 않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태아였다.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태아의 생명권 보호보다 더 중요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낙태죄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지금 우리가 취해야 할 것들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자.
낙태죄의 존치로 낙태를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또한 자기낙태죄로 처벌된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이미 낙태죄는 형벌조항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번에 그 사실을 확인해 준 것이다.

지금부터는 낙태죄를 존치할 것인지 폐지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 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피임의 방식과 필요성을 널리 알리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고, 남성도 임신·출산·육아에 책임지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고, 어떤 상황에서도 아이를 잘 양육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마련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들도 어린 아이를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탁아시설을 확충하고, 질 좋은 영유아 의무교육체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또한 낙태가 합법화 되더라도 낙태를 원치 않는 의사가 낙태 시술을 거부하는 것을 정당한 진료거부 사유로 명시하여 낙태로 인해 진료현장을 떠나는 산부인과 의사가 없도록 의료법을 개정해야 할 것이다. 낙태 보다 태아를 살리는 것이 더 행복하도록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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