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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그 사람이 어느 길로 가더냐?
[1173호] 2019년 03월 06일 (수) 16:55:12 안성우 목사(로고스교회) webmaster@kehcnews.co.kr

   
       안성우 목사
“교회가 평화롭기만 해도 부흥한다”는 말을 결과가 증명했다. 평화로운교회는 복음의 본질을 잃지 않고 주님께만 집중했기에 부흥했다. 교회에 갈등이 생기면 주님을 말하기 전에 옳고 그름을 논하다가 갈등이 주님의 자리를 차지하기 일쑤다. 탈 권위시대에 권위를 운운한다면 얻을 게 별반 없다. 하지만 권위와 질서는 존중해야 한다. 권위는 주어지는 것이지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번 설에 첫째가 직장생활 스트레스와 피로누적으로 몸에 이상 신호가 생겨서 부모님께 가지 못했다. 사흘을 쉬고 나니 회복됐다. 무료했던지 아내는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영화를 가족이 함께 볼 것을 제안했다. 둘째가 싫다는 의사 표시를 부드럽게 했다. 다음날 아내는 4인 영화표를 용감하게 예매하고 가족 단톡방에 동기와 취지를 남겼다. 정중히 동참을 부탁했다. 아빠로서 가볍게 아내의 뜻에 지원사격을 했다. 하지만 엄마의 순수한 동기와 아빠의 지혜로운 개입도 아이들의 마음을 열지는 못했다.

아침 식탁에서 용기 있는 녀석이 입을 뗐다. “보기 싫은 영화 보려고 2시간 동안 앉아 있는 것은 너무 잔인합니다. 영화 아닌 다른 것으로도 가족애를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미 싫다고 말씀드렸는데요. 회사에서 회식 갈 때 생굴만 아니면 된다고 말씀드렸는데 도착해보니 굴집에 간 것이나 뭐가 다릅니까?”

아내는 말없이 안방으로 들어갔다. 점심이 지나 처제 가족이 방문했고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영화 상영 1시간 전, 아내는 아이들을 설득했냐고 물었다. 아직 포기하지 않았던 게다. 속상한 아내가 예매 취소를 할 수도 있단 생각은 희망고문이 돼 돌아왔다. 아내보다 아이들이 더 무서웠던 터라 묘안을 냈다. 인사 온 처제 부부에게 영화 관람을 제안했고 조카들은 집에서 아이들과 놀게 했다. 갈등이 커질 상황에서 가까스로 평화를 지켰다. 가정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니 길이 열렸다.

바울이 빌레몬에게 보낸 편지 제1장에서 빌레몬의 종 오네시모를 용서해 줄 것을 간절히 부탁한다. 로마 감옥에서 바울을 기다렸던 것은 고독과 추위를 넘어선 죽음이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자기 마음 지키는 것도 어려울 텐데 죽여 마땅한 종과 분노에 갇힌 주인을 살리기 위해 용서를 부탁한 바울의 마음에 자리한 ‘용서’를 묵상한다.

바울은 골로새에서 빌레몬을 얻었다. 빌레몬은 집에 골로새교회를 세울 정도로 믿음과 신실함을 갖춘 재력가였다. 빌레몬의 종 오네시모가 주인에게 큰 손실을 입혔다. 게다가 도망쳤다. 종 한 명 죽이는 게 문제 될 것 없었던 시대였지만 빌레몬을 사랑한 바울은 그가 이 시험을 넘어서기를 기도했다. 복음을 전하다 감옥에 갇혔지만 그는 감옥에 갇힌 게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랑에 갇힌 자였다. 

묵가의 가르침에 대해 공자보다 유능하다는 당대의 평가가 있었다. 그는 가족관계나 과거는 묻지 않고 사람들을 모여 살게 해서 그 지방을 효율적으로 관리했다. 또 송나라를 침략하려던 초나라의 왕을 열흘 동안 걸어서 비유와 질문으로 설득했고 전쟁을 그만두게 했다. 시간을 놓칠 수 없어서 열흘 밤낮을 달렸던 터라 그의 발바닥에는 피가 났다.

“교회가 평화롭기만 해도 부흥한다.”는 말은 옛말이 된 듯하다. 작금 한국교회는 쇠퇴기에 접어든지 오래다. 평화로워도 부흥이 어려운데 갈등과 반목, 거짓이 판을 친다. 리더십의 부재요, 교회의 세속화이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밤낮 없이 열흘을 걸었던 묵가의 피나는 발, 가시관을 쓰시고 골고다를 오르신 주님의 길, 평화를 지키기 위해 마지막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 발을 주님이 기뻐하신다. 평화를 위한 걸음은 주님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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