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8년 연속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 1위에 자리했다. 한국오픈도어선교회가 최근 공개한 ‘2019 박해 감시 리스트(Watch List)’에서 기독교인 박해 혐의 50개국 중 북한이 1위를 기록했다. 북한은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박해점수 100점 만점에서 94점이란 최악의 점수를 받았다.

개인·가족·공동체·국가·교회 등 5개 박해 영역에서 모두 최고점을 기록했다. 직접적인 공격을 의미하는 폭력 지수 역시 높게 나타났다. 최근 평화의 바람이 한반도를 둘러쌌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여전히 기독교에 대한 탄압을 이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북한 선교단체들에 따르면 북한 내 기독교인은 20만~40만 명으로 추정지만 김정은 정권 내에서 북한 기독교인들의 생활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오픈도어선교회는 현재 북한 내에서 수용소 감금, 탄광, 오지 추방 등 이미 공개적으로 박해당하는 기독교인을 5~7만 명으로 추정했다.

대를 이어 믿음을 지켜 온 지하의 그루터기 신자들, 중국에서 복음을 듣고 북한에 돌아와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기독교인들이 더 위험한 처지로 몰리고 있다. 중국 접경지역 내 북한사역 선교사들과 탈북자조차 신변에 위협을 느낄 정도라고 하니 북한의 종교 탄압은 최악의 상황이다.

지난해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었지만 북한의 종교 박해와 통제는 오히려 심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해 5월 재미교포 기독교인 3명을 석방했지만 한국 국적 기독교인 6명에 대해서는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은 제재 조치 완화를 요구 할 것이 아니라 기독교인에 대한 반인륜적인 박해를 당장 중지해야 한다. 종교자유가 있는 척 위장된 교회를 보여줄 게 아니라 기독교인의 신앙 자유부터 보장하는 것이 마땅하다.    

북한과 인접한 중국의 기독교 탄압도 예사롭지 않다. 중국은 지난해 기독교 박해 순위 43위에서 올해 27위로 급등했다. 중국은 지난해 2월 종교사무조례 수정안을 발표하면서 예배 전에 국가를 부르게 하고 십자가 깃발 대신 시진핑의 사진을 걸게 하는 등 ‘국가 종교주의’ 경향을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예배 통제를 강화하면서 수백 개의 미등록 교회를 폐쇄하고 목사들과 예배 참가자들을 가뒀다. 또 빌딩에 내걸린 십자가를 철거하고 인터넷을 통한 성경책 판매를 금지했다.

기독교인 집회 동향에 대한 감시도 강화했다. 지난달 크리스마스 때에는 몇몇 학교와 도시에서 크리스마스 행사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중국의 국가 권위주의가 기독교의 탄압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핍박받는 북한 지하교회와 중국 내 그리스도인을 위해 계속해서 기도하고, 지속적으로 북한과 중국의 종교 박해에 대해 항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기독교 박해는 비단 북한과 중국뿐만 아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해마다 기독교인 10만5,000명이 종교분쟁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세계 인구의 4분의 3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받는 곳에서 살고 있다는 보고서도 있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2억4,500만 명의 기독교인이 심각한 박해를 받을 것이란 보고서가 나왔다. 이는 지난해 2억 1500만 명에 비해 3,000만 명 늘어난 수치다. 그 어느 때보다 기독교인들이 극심한 억압 속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교회도 과거 혹독한 박해를 받았지만 해외 기독교인들의 기도와 도움으로 어려움을 딛고 일어섰다. 박해의 어두운 시대를 극복한 한국교회가 이제는 박해받는 그리스도인을 기억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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