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8일부터 1월 25일까지는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주간이다. 이 기간은 전 세계의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교 내부의 분열을 극복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고자 함께 기도하는 시간이다. 한국에서는 1968년 대한성공회가 일치기도회를 시작했고, 1986년부터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일치기도주간을 지키며 함께 일치기도를 드리고 있다. 올해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는 오는 23일 오후 7시 구세군 영천영문에서 열린다.

한반도에 사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화해와 일치의 전령이 되라는 부름을 받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인 교회를 세우셨고 하나 된 교회를 원하시기 때문이다. 우리가 기독교인으로서 교회의 일치와 연합을 위해 함께 걷는 것은 주님께 복종하고 세상을 사랑하는 일이다. 분열은 결코 하나님의 뜻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모든 교회의 연합과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위해 기도하고 활동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분열의 길을 걸어왔다. 몇몇 교파에서 출발한 한국교회는 현재 교단만 374개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라는 명칭을 쓰는 교단만 무려 286곳이다. 일종의 주도권(hegemony) 다툼으로 인해 분열된 것이다. 문제는 각 교단이 난립하는 상황에서 일치와 연합을 이끌어야 할 연합기관마저 분열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교회 연합기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와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교회연합(한교연)으로 나뉘어 있다.

교계에서는 어떤 상황, 어떤 구실로도 연합기관이 분열되지 않기를  바랐지만, 연합기구마저 그 바람을 저버린 채 지금의 모습으로 분열되었다. 그러니 대정부 등 교회 밖과의 대화나 창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게 되었다. 우리는 분열되었다가 다시 하나가 되는 일이 단체와 기관을 새로 만들기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을 역사적 경험을 통해 이미 알고 있다. 이제는 분열을 멈추고, 교회는 본래 하나였다는 것을 기억하고, 형제로서의 연합과 동거함이 얼마나 선하고 아름다운가를 보여 주어야 한다. 그래야 역사적 분열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

마침 올해는 우리 민족의 자주독립 의지를 평화로이 만방에 알린 3.1운동이 백 주년을 맞는다. 3.1운동 당시 기독교인들은 교파를 초월해 일본의 국권 강탈에 분연히 맞섰고, 임시정부를 수립해 민족의 독립을 향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3.1운동 100주년을 계기로 한국교회가 다시 일치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우리 사회 속에서 지역과 계층·세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 속에서, 한국교회가 먼저 화합과 일치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갈라진 형제와 하나 되고, 갈라진 민족이 하나 되는 그날까지 ‘일치 운동’은 쉼 없이 진행돼야 한다. 하나님을 따르는 이들이 일치하지 못하면서 ‘세상 일치’를 외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우리는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고별사에서 하셨던 말씀을 기억해야 한다. “아버지여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요 17:21).” 이 말씀을 기억하고 한국교회의 하나 됨을 위하여 각 교단과 교계 지도자들의 분발과 희생을 기대한다. 그리스도인은 근본적인 신앙의 일치와 그리스도 안에서 영적인 일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일치는 하나님의 뜻이며, 시대적 요청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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