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 11:25~26)

▲김주섭 목사(충청지방 아산천호교회)
림프종이란 혈액암으로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투병기간 동안 같은 병실을 쓰는 환자들에게 목사인 제 신분을 숨기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하루도 지나지 않아 들통이 나버렸습니다. 심방을 온 분들마다 저를 ‘목사님’으로 불러댔기 때문입니다. 함께 입원한 환자 중에 유독 교회를 싫어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목사인 저를 미워해서 저를 향한 언사(言辭)가 곱지 않고 바라보는 시선이 차갑기가 여간이 아니었습니다.

어느 날 병원의 사정으로 병실에서 골수검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마취가 잘되지 않고 주사바늘이 도중에 부러지는 등 엄청난 고통 중에 힘겹게 검사를 마쳤습니다. 검사를 마친 후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수고하셨습니다” 하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걸 본 교회를 싫어하던 그 환자가 저를 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목사님은 도가 높으셔서 저와 많이 다르십니다.” 그리곤 자신도 교회를 다니고 싶고 세례를 받고 싶다고 고백하였습니다. 제가 읽고 있던 성경을 선물로 주고 원목 목사님께 세례를 받게 해드렸습니다. 그 환자는 두 주 뒤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부족함이 많은 시골 목사이지만 저의 투병과정을 보며 그 환자는 그리스도인은 저렇게 사는구나! 감화를 받고 주께로 돌아올 마음이 생겨진 것으로 보입니다.

성경에 나타난 지명과 인명은 대부분 이름에 따라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특별히 사람들의 이름의 경우를 보면 이름이 그 사람의 신분과 사명 그리고 인생을 압축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의 주님이신 예수님은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하실 분’이라는 이름대로 우리를 죄악 가운데서 건져내신 구원자 곧 그리스도의 이름입니다. 모세는 ‘건짐을 받았다’는 뜻의 이름대로 유아시절에는 나일강에서 건짐을 받았고 80세 이후에는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가 되어 이스라엘을 애굽의 400년 노예생활에서 건져낸 사람이 되었습니다.

별로 좋은 이름처럼 보이지 않는 이름을 가지고도 잘 된 사람은 갈렙 입니다. 갈렙의 이름의 뜻은 ‘개’라는 뜻으로 사람의 이름으로는 부적절한 이름입니다. 그러나 갈렙은 이런 이름을 가지고도 여호수아와 함께 가나안에 입성한 복을 누린 사람이고 85세의 나이에도 전쟁을 감당할 체력과 담력 그리고 믿음을 가진 사람이 되었습니다. 좋은 이름을 가지고 망한 사람도 있습니다. 가룟 유다입니다. 유다라는 이름의 뜻은 찬양이란 뜻입니다. 참 좋은 이름을 가졌지만 이름대로 살지 못하고 배신자의 대명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구브로 출신이요 레위인인 요셉은 본래 이름보다 바나바라는 별명으로 더 잘 알려진 사람입니다. 바나바는 ‘위로의 아들’ 이란 별명대로 사람들을 잘 격려하고 믿음을 세워 주는 일에 탁월한 사람이었습니다.

안디옥에서 바나바와 사울이 일 년 동안 큰 무리를 가르치게 된 이후부터 안디옥교회의 성도들은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게 되었습니다. 그리스도처럼 사는 사람들이 된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이란 이름은 존경과 부러움과 칭찬의 의미로 붙여졌던 이름입니다.

지금 이 시대는 한국적 상황에서 그리스도인이란 이름이 안타깝게도 일각에서 무시와 혐오 멸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모든 성도들이 그리스도인다운 정결한 믿음의 삶을 살아 존경과 부러움과 칭찬의 의미로서의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회복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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