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중국식 맛 비교 색다른 재미

내동성당 빨강벽돌 담장길 송학로를 따라 3분을 걸으면 ‘홍예문’ 위를 지나고, 다시 3분이면 ‘자유공원’에 닿는다. 맥아더동상 아래 광장에 서면 인천항과 월미도 그리고 인천공항으로 이어지는 인천대교를 한 눈에 조망한다. 특히 해넘이가 멋지다.

자유공원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탑을 지나 왼쪽 계단으로 내려간다. 계단 아래 선린문(善隣門)을 지나 계속 이어지는 계단을 끝까지 내려가면 청국조계(淸國租界) 차이나타운이다. 계단 끝에서 왼쪽 길로 꺾으면 ‘공화춘’. 공화춘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다가 북성동행정복지센터를 끼고 왼쪽 골목길 차이나타운44번길로 들어서면 끄트머리에 ‘짜장면박물관’이 나온다.

한국식 짜장면을 처음 만든 중국집 ‘공화춘’ 옛 건물이다. 공화춘 건물을 그대로 살려서 짜장면박물관을 만들었다.

짜장면은 더 이상 졸업식 때 먹는 경사스러운 음식이 아니다. 지금은 한 끼 떼우는 음식으로 전락했지만, 다른 한편 때가 되면 먹어야만 하는 일상적인 음식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훈련소에서 군사훈련을 받는 군인이 가장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이 짜장면이다. 이사철이 되면 짐 정리를 하다말고 신문지 깔고 앉아 맛있게 먹는 음식이 짜장면이다. 최고급 중국요리집이라 할지라도 그곳이 한국이라면 마지막에 입가심하는 음식은 짜장면이다.

공화춘에서 짜장면을 주문했다. 기대를 잔뜩 않고 후루룩. 어? 그 맛이 아니네! 인천개항장에는 짜장면 원조가 한 군데 더 있다. 대불호텔 자리에 있었던 ‘중화루’다. 급히 주문해서 폭풍흡입! 익숙한 맛이다. 왜 짜장면 맛이 다를까?

한국짜장면은 막 삶은 따뜻한 면에 카라멜이 들어 있는 볶음짜장을 얹은 것이다. 중국짜장면은 면을 삶아서 식힌 다음 볶음면장(麵醬)과 각종 야채를 얹어서 비벼 먹은 가정식 요리다.

한국짜장면은 약간 물기를 머금고 있지만, 중국짜장면은 물기가 없다. 한국짜장면은 따뜻하지만, 중국짜장면은 차다. 한국짜장면은 달고, 중국짜장면은 짜다. 중화루 짜장면은 한국짜장면이다. 공화춘 짜장면은 중국짜장면에 조금 더 가깝다. 그래서 서로 맛이 다르다. 두 가지 맛 짜장면, 인천개항장 순례에 즐거움을 더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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