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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판결, 논란 격화
“특정 종교집단 특혜” vs “인간의 권리 보장”
대법원 계류된 사건들도 파기환송 가능성 높아
[1158호] 2018년 11월 07일 (수) 15:35:23 박종언 기자 little777@hanmail.net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판단이 나오면서 이를 둘러싼 찬반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11월 1일 볍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 오 모씨의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2004년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14년 만에 바뀐 것이다. 오 씨는 2013년 7월 육군 현역병 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1심과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대법원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병역의무 이행이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를 스스로 파멸시키기 때문에 불이익에 따른 어떠한 제재라도 감수하고 거부한 것”이라며 “이들에게 집총과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 이행을 강제하고 불이행에 대해 형사처벌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되거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된다고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또한 양심적 병역거부자 처벌이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라는 자유민주주의 정신에도 위배된다”며 “양심적 병역거부를 허용하는 것은 그들에게 특혜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 공동체에서 다를 수 있는 자유를 인정해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대법원은 우리나라의 병력 규모에 비해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의 대체복무가 안전보장이 우려된다고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선고문에서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의 수와 현실적으로 그들을 병력 자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고려하면 국가의 안전보장이 우려되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런 상황에서 병역거부자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 제한에 있어 최소 침해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에 교계는 강한 우려를 나타내며 반대하는 성명서를 잇달아 발표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기호 목사)는 “병역거부는 양심이 아닌 종교적 신념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이번 판결은 특정 종교집단에 대한 특혜로 비칠 수밖에 없다”며 “벌써부터 특정 종교의 병역기피자를 사면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오는 것은 법의 권위를 무시함과 동시에 법질서가 흔들리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기독교연합(대표회장 이동석 목사)도 “헌법재판소에 이어 대법원까지 병역거부자들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앞으로 대한민국의 안보는 심각한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군대 가지 않기 위해 ‘나도 종교 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다’라고 자칭하는 자들이 줄을 서고 이들을 위한 대체복무는 애국심을 양심으로 둔갑시킨 자들의 병역 기피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 뻔하다”고 우려했다.

또 한국교회언론회(대표회장 유만석 목사)도 “양심적이라고 하지만, 실제적으로 병역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특정종교인이 99%를 차지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하고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특정 종교를 위하여 헌법적 우선순위를 뒤바뀌게 하고 국가의 안위와 안보를 유지하도록 해야 하는 법 조항을 무력화 시킨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반면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센터장 박승렬 목사)는 “이번 판결은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양심적 신념을 존중하고,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보장하는 옳은 결정이다”라며 “한국사회의 평화정착과 민주주의 그리고 인권 증진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한편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대법원에 계류 중인 종교 및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은 227건이다. 대법원의 판단이 2004년 7월 이후 14년 만에 바뀌면서 그동안 미뤄졌던 재판들도 조만간 심리를 마치고 선고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원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대법원 계류 사건 중 상당수도 파기환송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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