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학회 ‘3.1운동’ 주제 학술대회

“3.1운동은 외세의 침입과 제국적 야망에 맞서 싸운 역사임을 기억하고 교회들은 모두 함께 화해를 선포하고 예언자적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지난 10월 12~13일 경기도 광주 소망교회에서 열린 한국기독교학회(회장 노영상 교수) 학술대회에서 나온 주장이다. ‘응답하라 1919: 3.1정신과 교회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올해 정기학술대회에서 강사들은 3.1운동의 정신과 의의를 신학적 관점에서 조명했다.

곽퓌란 교수(미국 애모리대)는 탈식민 신학을 정의하고 하나님의 샬롬을 위해 교회가 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퓌란 교수는 “탈식민 신학은 동아시아 학자들에 의해 최근 사용되기 시작했지만 더욱 오래된 뿌리를 지니고 있으며 외세의 침입과 제국적 야망, 정치적 억압에 저항한 신학적 목소리를 찾는 것”이라며 “특히 3.1운동은 한국인들이 일본 통치에 순종하지 않고 외세의 침략에 맞서 일어났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정치적·군사적 위협은 여전하며 군국주의와 식민주의에 맞서 싸웠던 투쟁은 유효하다”며 “동아시아 교회들이 다 함께 하나님 샬롬을 생각하며 화해를 선포하는 예언자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재건 박사(연세대)는 “기독교인들에게 3.1운동은 신앙의 확신을 선언하고 행동화한 것”이라고 정의하고 “한국기독교는 3.1운동에 참여했던 배경에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나라 사랑(애국) 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일본은 교회를 반일혁명의 온상으로 인식하며 교회의 집회, 전도와 설교, 성경연구과 기도회까지 단속하며 종교의 자유를 탄압했다. 그럼에도 기독교인들은 ‘예수를 믿으면 나라와 민족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3.1운동에 뛰어들었다는 것다.

한국교회는 이후 대한민국의 건국과정에서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최 박사는 “독립선언서에 나타난 자유·민주·정의·인도·생존·존영·평등·평화의 정신을 두루 갖춘 기독교 사상은 사실상 건국정신의 기초가 됐다”며 “이런 정체성에 따라 한국의 기독교회 인물들은 독립협회 만민공동회의, 신민회,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김회권 교수(숭실대)는 독립과 자유를 위한 민중과 교회의 부르짖음이 하나님의 개입을 촉발하는 통로였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성경에서 이방의 압제로부터 구원해달라고 부르짖는 이스라엘의 아우성이 역사 발전의 원동력으로 묘사됐음을 주목했다. 그는 “가난한 자들의 부르짖음으로 하나님의 구원이 작동하는 과정은 세계만방 백성의 역사 속에 나타난다”며 “조선 민중의 독립운동 역시 하나님께 올려드린 부르짖음의 성례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3.1운동에 기독 여성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도 주목된다. ‘3.1운동에 참여한 기독 여성과 한국교회 여성교육 과제’란 논문을 발표한 박은혜 교수(성결대)는 “여성의 사회 참여가 크게 제한되는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기독여성들이 독립운동에 동참했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크다”며 “현재 한국교회의 여성 리더십은 부재하다는 점을 볼 때 여성들이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이 밖에 한국교회는 3.1운동 후 사회복지 사업에 적극 뛰어들며 한국사회를 이끌어가는 등 사회 전반적인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편 첫날 열린 제13회 소망학술상 시상식에서는 우리교단 이승문 박사(신촌교회 협동)와 김선영 교수(한국교회사학회)가 우수 논문을 발표해 학술상을 수상했다. 이 박사는 “현대 그리스도인들의 모범적인 정신을 되살리고 알리는 신학자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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