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세계가 주목한 이번 평양 정상회담은 11년 만에 이루어진 우리 대통령의 평양 방문인 동시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세 번째 만남이다. 5개월 동안에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된 것 자체로 남북 관계는 이미 중대한 변화를 겪고 있다. 남북 정상이 이렇게 일상적으로 만남을 가질 수 있다는 것도 성과라면 성과다.

그러나 이번 평양 정상회담의 최대 핵심은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관계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도 이후의 과제로 남았다. 어떤 형태로든 핵 신고 등 구체적 비핵화 조치의 일정을 이끌어내야 비로소 이번 정상회담은 성공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의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남북한의 문제를 우리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풀 수 없다. 그렇더라도 이번에는 반드시 남북공존의 길을 찾아내야 한다. 어떻게든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막아야 한다. 문제는 남북이 어떤 역량과 지혜로 공존의 기반을 마련하느냐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앞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함께 군사적 긴장 완화와 종전선언과 남북경협 등 판문점 선언의 이행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평양정상회담을 통해 평화와 번영과 통일로 가는 길의 장애물이 제거되는 평화공존의 대로를 남북이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한국교회도 여기에 힘을 보태야 한다. 한국교회는 평화공존의 대로를 위해 기도와 더불어 무엇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 남북이 하나 되기 위해 교회가 어떻게 힘을 보탤지 숙고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려고 노력해야 한다. 역사적 변곡점에 서 있는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십자가의 힘이다. 주님의 십자가는 분열의 간격을 메우고, 모든 상처를 치유하고, 형제의 사랑을 회복시켜 주기 때문이다.

이번 정상회담에는 우리 측에서 김홍정 NCCK 총무 등 종교계와 비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다양한 방면의 남북 교류를 추진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해 남북 교회도 발 벗고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남북교회는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더불어 교류와 협력, 나눔과 봉사를 통한 하나님의 선교에 힘을 모아야 한다.

민간교류에도 남북교회가 협력해야 한다. 그동안 진행된 남북 당국 간 대화 및 협력의 속도에 비해 민간 분야의 접촉은 아직 충분히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상회담 이후 활발한 민간교류가 이뤄지도록 남북교회가 함께 민간분야의 교류를 다시 주도해야 한다. 남북교회 간 교류 등 민간 교류는 남북의 정치적 견해 차이와는 무관하게 비교적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남북 정상회담의 최대 이슈는 비핵화와 종전 회담이지만 남북의 활발한 민간교류 협력은 한반도에 평화 정착을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 진정한 평화를 위해서는 정치적인 해결책도 중요하지만 민간 차원에서 상호 신뢰를 쌓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종교가 해야 할 고유한 역할이다. 

한국교회는 지금 겨레의 염원을 이루기 위해 무릎을 다시 꿇어야 한다.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우리 신앙인들은 모두 화해의 직분을 부여받았다. 화해를 통한 일치가 신앙인이 나아가야 할 길이다. 한반도 평화가 세계 평화로 연결되기에 ‘평화에 대한 관심의 끈’을 늦추지 않길 당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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