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오 목사
성결가족 여러분, 저는 지난 9월 3~6일 일정으로 ‘서울강동지방회’ 교역자 회장으로 참석인원 80명의 대규모 수련회 팀을 인솔하여 북해도를 여행 중에 강도7의 강진을 만나 8일까지 재난피난소에 수용되어 있다가 고국으로 돌아오는 일을 겪었습니다.

지금부터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는 ‘종말론적 신앙’과 ‘생의 의미’를 돌아보는 생생한 간증입니다.

우리의 인생은 반드시 끝이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20여년 간 목회를 하며 우리의 신앙이 종말론적인 성도의 삶을 항상 설교해 온 목사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항상 의문이었던 것은 “그렇게 외치고 또 외쳐도 우리는 항상 땅을 사랑하고 땅을 지향하며 살까?”하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번 지진의 재난을 통해 그 답을 얻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생의 끝’에 대한 우리의 실제적인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강력한 이론과 아무리 많은 가르침이 있다 할지라도 그것이 자신에게 체험되지 않는 한 우리는 결단과 순종을 아마도 영원히 유보하며 살 것입니다.

6일 새벽 3시 5분경 강도 7의 지진은 직하강으로 북해도 전역을 흔들었습니다. 특히 우리가 투숙했던 아파(Apa)호텔은 삿포로에 위치한 호텔로 지진의 진원지로부터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침대가 흔들거리고 방의 장식물들이 쏟아지고 호텔 바닥이 갈라지고 샹들리에를 비롯한 많은 로비의 장신구들이 떨어져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때 저는 방에서 처음으로 죽음의 위험과 종말을 온몸으로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차분해지고 그 짧은 시간에 지난날의 많은 생의 이야기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천만다행인 것은 저의 마음과 영적상태가 코앞에 닥친 죽음을 외면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때 제 믿음을 점검하고 당당하게 주님을 뵈 올 생각을 했습니다.

다만 하나, 고국에 남겨진 어린 두 아들의 남은 삶이 애달파 한 없이 눈물이 날 뿐이었습니다. 제 인생의 마지막 날은 이제 정말 제 코앞에서 손짓을 하고 있었습니다.

솔로몬은 전도서 1장 2절에서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왕이 되고 약 35년 솔론몬은 이 땅의 삶 속에서 참되 의미를 위해 수고 애쓰는 삶을 살았지만 결국 모든 인생은 헛되며 우리의 실존도 지나가는 세월의 일상적인 이야기일 뿐이란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에게 종말의 경험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온전한 신앙을 지키는 데 있어 반드시 확인 되어져야 할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살아있는 참된 신앙은 항상 죽음을 묵상하고 하늘을 묵상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됩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은혜 속에서만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람이 아무리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여호와뿐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늘 온전한 믿음, 준비된 신앙을 소유해야 합니다.

강동지방회 수련회 기간 동안 일본에서 겪은 재난은 비록 원치 않는 고난이었지만 돌아보면 이를 통해 저의 믿음과 목사로서의 사명을 더욱 굳게 하며 새롭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직 주님만을 사랑하며 주님의 은혜로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인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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