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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 8시간의 바캉스
[1146호] 2018년 08월 08일 (수) 16:38:19 장자옥 목사(간석제일교회 원로) webmaster@kehcnews.co.kr

   
      장자옥 목사
부산은 부모님께서 묻혀 계신 곳이고 또 한 평생 공무원으로 봉사했던 형님이 삶을 마친 곳이다. 뿐만 아니라 내가 부산을 잊지 못하는 것은 신학대학 동기생 김 모 목사님이 여생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김 목사님은 동기생이지만 연세가 나보다 십여세나 위다. 그는 젊었을 때 척박한 삼천포에서 목회하시다가 중년 이후 은퇴할 때까지 제법 규모가 있는 부산 모 정신병원에서 원목 겸 부원장으로 봉직하셨다.

그런데 우리보다 연배이신 김 목사님은 좋은 자리에 계시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10여 년간 목회하는 동기생들을 넓은 아량과 사랑으로 극진히 섬겨 주셨다. 매년 8월 말쯤이면 해운대 현대콘도에 방을 잡고 2박3일 동안 목회에 지친 동기생 부부를 불러 격의 없는 교제와 힐링의 기회를 만들어 주셨던 것이다.

물론 나는 당시 인천에서 개척하던 때였기에 초창기 두어 번은 참석하지 못했지만 전국에 흩어진 동기생들이 모여 회포를 풀며 좋은 음식으로 극진한 대접을 받았던 것이다.

우리 동기들에게는 그것이 대단한 자부심이었고 자랑이며 가슴에서 솟아나는 감사의 순간들이었다. 그리고 그 추억을 누구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 복된 만남의 기회도 김 목사님이 은퇴하고 또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중단한지 한 15년이 벌써 되었다. 물론 그런 가운데서도 나는 가끔씩 부산에 가면 김 목사님을 만나 허심청에서 목욕도 하며 휴식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런데 근자에 전화상으로 건강이 악화되어 출입도 자유롭지 못함을 알게 되었고 더 악화되기전에 한번 찾아가 뵙고 싶었다. 그런데 극구 사양하셨다. 그래서 이런 근황을 동기회장 조영한 목사에게 전했더니 전화드리지 말고 그냥 두 부부에게 가자는 것이었다.

서울역에서 KTX를 타기 위해 돈암역에서 전철을 탔는데 제법 만원인데도 경로석에 두 자리가 비어 땀 흘리지 않고 편히 갈 수 있었다.

어느 세월에 70세가 넘어 경로석의 주인공이 되었나 싶어 아쉬웠으나 조 목사 부부와 만나 KTX를 타고 밀렸던 대화를 쏟아 놓으면서 시원한 가운데 부산에 도착하였다.

우리는 김 목사님에게 사전에 전화로 방문 사실을 알리지 않고 부산역에 내려서 전화를 했다. 그런데 여전히 김 목사님은 “안와도 된다, 오는 것은 좋지만 만나 뵐 형편이 못된다”고 거절하셨다.  

“아 여기 부산까지 우리가 왔는데”라고 했지만 “감사하고 고맙지만 지금 내 형편이 심방을 받을 마음과 형편이 못되니 양해해 달라”면서 사모님까지 건강이 좋지 않다고 하셨다.

‘아무러면 얼굴이라도 보고 기도하고자 부산까지 내려 왔는데 그럴 수가 있 나’하는 섭섭한 생각이 들었으나 ‘오죽하면 내외께서 그렇게까지 사절할까’라는 마음에서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다. 그래서 대합실에서 전화로 간절하게 위로와 쾌유를 위해 간구하며 기도를 했다.

안사람들은 눈물을 훔치며 전화로 사모님께 위로와 안부를 전했고 우리는 온라인 번호를 가르쳐 달라고 하여 적었다. 늦었지만 역사 안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마치고 4시 20분 KTX에 몸을 실었다.

8시간 동안 서울과 부산을 왕복하는 KTX안에서 우린 안타까웠지만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돌아온 8시간의 바캉스가 너무 보람 있고 값진 것이었기에 조금도 피곤하지 않았다.

인천행 전철을 탔을 때에도 경로석에 두 자리가 비어 수첩을 꺼내 이 글을 적고 있다. 어쩌면 해프닝과 같은 여정이었지만 동기생들의 우정과 사랑을 가슴으로 뜨겁게 전달했고 예전에 받았던 사랑과 은혜에 보답하고자 동기생들에게 알려 위로금을 모아 보내드리자고 했다.

이 염천에 오고 가는 시원한 8시간이 나름대로 힐링의 순간이었기에 우리 부부는 두 손을 잡고 주님께 감사드렸다. 드리지 못한 책 ‘크리스천 유머’는 내일 우편으로 보내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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