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결’은 기독교 희망의 언어다

황덕형 교수
복음은 우리에게 희망의 근거를 허락해 준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을 증거하는 것이다. 또한 성서가 증거하는 구원은 단지 한 영웅적 삶이나 신화적 표상이 아니라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시간들의 최후의 완성으로 이해된다. 즉, 철저하게 종말론적인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사건은 지금 우리를 죄와 부패로부터 해방시키고 하나님의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초월적인 사건만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의 미래를 내포하고 그것의 방향을 설정하여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역사를 만나게 하시는 해방과 변혁의 사건이다. 그것은 한 개인적인 지평의 사건만이 아니라 그 개인을 포함하여 전 우주적이며 역사적인 사건이다.

그런 점에서 이 복음은 우리에게 근본적인 희망의 소식일 수밖에 없다. 그것도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해 본 역사적 사실로서는 이해되지 못하는 새로움의 사건인 것이다. 그것이 성서에서는 종말론적 진술로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

성서의 종말론적 구원 언어인 희망은 실제로 하나님의 구원을 우리의 역사적 삶 속에서 구현해가는 능력을 의미하는데 그 구원을 신비주의자들과 같이 신성의 현현으로 오해할 때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적 능력이 사라지게 만들게 된다.

하지만 동시에 비록 우리가 아직도 역사적 구원의 현실 속에서 희망을 갖고 있다고 할지라도 이 희망은 궁극적 완성과 최후의 승리를 지적하고 있다. 이 최후의 완성을 담보하고 있는 성서의 계시들은 하나님의 구원사건 속에서 세계에 대한 미래개방성을 허락하는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에게 역사의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구체적으로 우리가 희망하는 것은 하나님이 열어주시는 그 미래의 시간을 체험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님과 상관없는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하나님 자신과 동일한 것이다. 우리가 바라고 희망하는 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열어주신 미래의 시간이며 동시에 하나님의 구원이다. 이 양자를 구분하여 생각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일이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의 종말론적 계시로서의 예수 그리스도의 삶이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는 것이야 말로 모든 판단의 기초이다.

역사란 다름 아니라 이 예수 그리스도의 삶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인간적 시간의 여정을 그린 것이다. 우리의 희망은 예수 그리스도의 역사를 우리의 삶속에서 다시 창조하고 다시 구현하며 실현시키는 능력에 바탕을 두는 것이다. 

우리 성결교회의 성결의 이념은 사실 이 종말론적 희망과 전격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 종말론적 희망의 빛 안에서야 우리 성결의 이념은 빛이 나고 이해된다.

우리 성결교단의 성결이란 하나님께서 당신의 구원의 구체적인 현실을 예수 그리스도께서 완성하셨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완성된 구원을 성령의 능력가운데 우리의 개별적인 삶속에 구현할 수 있음을 재차 확인하는 여정이다. 그렇게 성결은 하나님의 종말론적 구원의 현실을 가장 진실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증언하는 선교의 언어이며 기독교 희망의 언어이다.   

성결 안에서 체험되는 하나님의 임재가 바로 우리의 희망이 된다. 구약에서 예언자들과 영을 통하여 역사하신 하나님은 이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말씀하시고 행동하셨으며 이제는 성령의 능력가운데 행동하신다.

그분은 모든 역사의 첫 번째 원인이시지만 그 역사를 우리로 하여금 스스로 일어나도록 하신다는 점에서는 우리의 자유를 허락하시는 분이시다. 이러한 역설적 동일성이 체험되는 것은 성령의 은총 때문이다. 바로 성령의 능력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고 그를 따르는 존재가 될 수 있다. 성령의 종말론적 능력과 실천안에서 우리가 온전히 성결한 존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온전한 성결인이 된다는 것은 하나님의 능력으로 온전한 자유인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우리의 힘과 우리의 결단으로 그리고 우리의 자유로서 하나님을 섬기길 원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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