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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칼럼> 그래도 보수 야당은 있어야 한다
[1143호] 2018년 07월 11일 (수) 18:19:34 김진복 장로(대광교회 원로) webmaster@kehcnews.co.kr

   
        김진복 장로
지방선거 다음 날 서울에 사는 친구로부터 “축하한다”는 전화를 받았다. 대구시장과 경북지사의 당선을 축하한다는 말인지 비꼬는 말인지 잠시 헷갈렸다. 선거에서는 질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저희가 잘못 했습니다’라면서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국민들은 아무런 감흥이 없다.

민주주의 정치는 여·야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한국인들의 정치의식 속에는 진보와 보수가 늘 잠재해 있다. 한국에서 진보와 보수, 또는 좌와 우의 양분은 안보적 시각에서 비롯된 정치행태가 아닐까 생각한다.

6.13 선거는 인물·정책선거가 아니라 예고된 바람선거였다. 보수라고 자처하는 정치인들의 하는 짓들이 못마땅해 떠난 민심이 진보 편에 선물을 준 것이다. 드루킹 사건과 흥미있는 스캔들도 바람에 묻혀 버렸고 경제파탄 심판도 날려가 버렸다. 대구·경북민이 시장·지사·국회의원 한명을 살린 것은 진보의 독식을 막기 위한 TK의 현명한 지혜였다. 다 줬다면 민주주의에 금이 가는 것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번 선거는 국민이 자유한국당을 탄핵한 선거”라면서 “당 해체를 통하여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수성향의 선거민들까지 한국당은 없어져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는 마당에 공감이 간다. 그럼에도 당내에는 여전히 친박· 비박 등 여러 패거리가 당권 장악 등 정치적 야욕을 버리지 못하는 한심한 작태를 보여주고 있어 역겹기만 하다.

그래도 보수야당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한국당은 공황상태에서 속히 벗어나 2020년 총선을 대비한 체제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이 상태로 계속 간다면 총선패배는 불 보듯 뻔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방선거에서 승리했지만 겸손해야 한다면서 멀리 내다보는 정치를 하고 있다.

나락에 떨어진 한국당이 다시 일어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단체로 꿇어 잘못을 비는 모습은 이제 먹혀들지 않는다. 진심으로 잘못을 반성한다면 지역구에 내려가서 사죄유세를 하고 골목골목 돌면서 지역민들을 만나야 한다. 의원들의 마음속에 있는 계파 편 가르기를 완전 지우고 당권 욕심을 훌훌 털어버려야 한다. 김무성 의원이 다음 총선에 불출마를 공언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당권에 도전한다는 말도 흘러나오는데 소가 웃을 일이다.

대구·경북민의 가슴 속에는 영어생활을 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중진의원들은 당을 이지경으로 만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을 자각하고 정치적 용단을 내려야 한다. 당대표를 하겠다는 인사들이 여럿 나오고 있다. 그 중에는 철면피 인물도 보여 답답하다.

국회의원 당선 횟수를 내세우는 경우가 많은데 꼭 그래야만 하는가. 경험이 많은 이들 가운데 자기 보신에만 치우쳐 당을 망친 정치인이 꽤 있지 않은가. 어느 정치인이 불편부당한가는 의원 자신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상태에서 의원들끼리 모여 당 쇄신책을 논의해 봤자 다람쥐 쳇바퀴 돌기와 다를 바 없어 국민들은 고개를 돌릴 것이다.

당을 살리려면 누구든 앞장 서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김성태 대표의 쇄신방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를 가져보라. 새로운 아이디어, 새 사람이 필요할 때다. 사심이 없는 정말 나라를 걱정하는 비대위원장을 외부에서 찾아 초치하라. 문재인 청와대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조직이라기보다 행정·입법·사법·지방, 심지어 언론까지 쥐락펴락하는 막강한 권력체제로 둔갑하고 있다. 그들이 잘못해도 막을 장치가 없다.

한국은 민주주의국가다. 그 무한대의 권력지향을 막을 장치는 좋든 싫든 오로지 야당뿐이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보신주의에서 탈피해야 한다. 어정쩡한 정치행태의 옷을 벗어 던지고 건전한 야당으로 거듭나기 바란다.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차지도 아니하고 더웁지도 아니하도다. 네가 차든지 더웁든지 하기를 원하노라.” (계 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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