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서울지하철 혜화역에서는 다음카페 ‘불편한 용기’가 주최한 홍익대 누드 크로키 수업 몰카 사건 편파수사 규탄 3차 시위가 열렸다. ‘곰’ 마스크와 ‘문재인 재기해’(고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처럼 투신하라는 뜻), ‘유X당선 무X탄핵’(문 대통령은 남자라서 당선, 박 전 대통령은 여자라서 탄핵됐다)는 표현이 나온 시위에는 주최측 추산 6만 명의 여성이 참가한 것으로 보도되었다.(참고 중앙일보)

▨… 이 땅에서 여성만 참가하는 시위가 이정도의 규모로 벌어진 일이 있었는가는 과문한 탓으로 알 수 없지만, 이시대 여성의 파워는 제대로 체감할 수 있었다. ‘홍대 몰카 수사는 편파수사가 아니다’라는 문 대통령의 견해가 여성들의 의식에 불을 지펴준 것일까. ‘불편한 용기’는 이름 그대로 세상이 불편할 정도의 용기를 촉구하며 광화문에서의 4차 시위를 예고하고 있다.

▨… “시집살이 개집살이, 고추당추 맵다해도, 시집살이 더맵더라.” 우리 민요가 일러주는 여성의 삶은 ‘눈 감고 3년, 귀 닫고 3년, 입다물고 3년’을 강요당해도 자신을 주장할 수 없는 삶이었다. 우리사회가 인권을 말하기 시작한 때가 언제부터였는가를 가늠해보면 여성인권에 대한 논의는 아직 시작조차 제대로 못했다는 것이 바른표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작가 로빈 모건(Robin Morgan)이 ‘Herstory’란 단어를 창안하여 그의 작품에 사용하였을 때가 1970년이었다. Herstory는 History에 대항하여 창조된 단어로서 남성중심의 삶과 역사에 대한 저항과 거부의 몸짓을 담고 있다. 이때 즈음에 기독교에서도 류터(R.Ruether), 러셀(L. Russell), 피오렌자(E.S. Fiorenza) 등의 여성 신학자들이 기독교진리에 대한 이해도 남성중심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른바 여성신학(Feminist Theology)의 바람이 거세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 민주주의 사회는 사회구성원 모두가 평등한 권리와 의무를 가지고 그 사회의 결정에 참여하며 그 결과 또한 함께 책임지는 사회다. 우리사회가 민주주의 사회인 것처럼 우리교단도 민주주의 사회여야 한다. 따라서 여성신학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우리교단은 남녀평등의 기반 위에 서야 한다. 우리교단에서는 혜화역의 시위가 강 건너 불이라 할지라도 남성중심의 신앙고백을 고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는 물어야 한다. 교단의 지도자들은 자신의 남녀평등의식을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너무 늦기 전에….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