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4:13)

이창근 목사
“I can do!” “I can do everything!” 참으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오늘 우리의 시대는 이처럼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원합니다. 한 때 마인드 컨트롤(self control)과 마음 수련이 유행했고, 심지어 신사고운동(New Thought Movement)의 정점을 기록한 론다 번(Rhonda Byrne)의 ‘시크릿’(secret)이라는 책이 버젓이 복음서점에서 베스트셀러로 팔릴 정도였으니….

바울 사도 역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사실은, 사도 바울의 이 고백이 너무나도 왜곡된 모습으로 깊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이 말씀으로 가장 많이 설교 되는 것이 긍정적인 믿음일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신앙을 가장한 신념, 즉 자기 확신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의 이 고백이야말로 신념이 아닌 신앙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나는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신앙이 아닙니다. 그것은 신념입니다. 신앙과 신념은 그 출발부터가 다릅니다. 신념은 말 그대로 “나는 할 수 있다”는 자기 확신으로 시작됩니다. 그러나 신앙은 “나는 할 수 없다”는 자신이 연약함을 고백함으로 출발합니다.

사도 바울의 이 고백은 ‘나는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잘 살펴보면 ‘나에게 능력을 주시는 분’이 있기 때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자신에게 능력을 주시는 분이 없으면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고백입니다. 바울이 승리의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그러한 삶을 살 수 있는 능력을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셨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극한 고난과 힘든 시기를 이길 수 있었던 것도 자기에게 능력을 주신 분이 있었기 때문이며, 자신은 단지 그것을 배웠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바울의 이 고백은 ‘나는 할 수 있다’ 가 아닌 ‘내게 능력을 주시는 분’에게 강조점이 있습니다. 이처럼 신념은 초점이 ‘나’에게 맞춰져 있지만, 신앙은 내가 아닌 능력을 주시는 ‘그분’에게 맞추어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을 이루어 갈 때도 신념의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한 대로 독단적으로 이끌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오지 못하거나 능력이 좀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쉽게 책망하며 가차 없이 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신앙의 사람들은 자신이 부족함을 알고 인정하기에 결코 주님보다 앞서지 아니하고 항상 주님께 기도하면서 함께 하려고 합니다.

또한 신념의 사람은 성공하면 자신의 능력으로 성취했다고 생각하기에 교만해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신앙의 사람은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주님께서 주시는 능력으로 성공한 것임을 알기에 그 영광을 주님께 돌리고, 그 자신은 더 겸손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신앙의 사람인가, 신념의 사람인가를 점검할 방법은 어떤 일을 이루었을 때 나 자신을 드러내고 자랑하고 싶은 그런 마음이 내게 있는가, 아니면 그 일을 이루신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함께한 사람들을 세워주고 함께 기뻐하는 거를 살펴보면 될 것입니다.

사실 신념으로도 기적 같은 일들을 이룹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신앙 곧 믿음입니다. 어떤 큰일을 이루었는가보다 얼마나 하나님을 의지했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하나님은 자기 확신에 가득 찬 신념의 사람보다는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고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는 믿음의 사람을 오늘도 찾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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