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 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하는 내용의 합의문에 서명했다. 두 정상은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보장, 북미관계 정상화, 6ㆍ25전쟁 전사자 유해송환 등 4개항에 합의했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한국전쟁 이래 70년 가까이 지속된 두 나라의 적대관계를 종식하는 시작점이자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의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북미관계 회복과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정착이라는 목표에 한걸음 다가서게 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우리 성결교회는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와 통일을 위해 한국교회와 연대하며 기도해왔다. 이에 이번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 것을 환영한다. 앞으로도 북미와 남북 정상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새로운 대화와 협력 시대를 열어갈 것을 당부한다. 남북 당국은 물론 한반도 주변국들도 이번 합의가 성실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북미 정상 간의 합의는 북한과 미국 문제이기 전에 한반도의 운명이 걸린 우리 문제이기에 정치권은 당리당략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모처럼 만에 온 기회를 살려 남북의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가는 데 힘을 모으기 바란다.

물론 이번 합의에서 미국이 강력하게 요구해온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합의 내용에서 빠진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모든 합의가 상호 노력하기로 했다는 포괄적 표현에 그쳐 실제로 실천될 것인가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여기에 예측불허의 국면이 재연될지 모를 상황도 발생할 수 있어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길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북미 회담이 이번 한 번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기에 신뢰의 시대를 열어가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험난한 과정을 잘 극복해 왔듯이 남은 과정 역시 합의 당사자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원만하게 해결해야 한다. 북미 내부에서도 합의를 반대하거나 불만을 갖는 집단이 당연히 존재하고 있는 만큼 이후 전개될 상황에 대해 보다 냉철하게 주시하고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 우리 국민도 모든 현안이 일거에 풀린다는 조급함은 버려야 한다. 핵 처리·사찰·검증과 같은 후속조치 이행에는 복잡한 절차와 시간과 인내가 기다린다.

남북미와 중국 등 주변국의 지속적인 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북미가 평화체제와 비핵화를 위해 합의한 내용을 이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과 행동에 나서도록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가 공조에 나서야 한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제재를 풀어 교류·협력의 물꼬를 트고 북한은 약속한 대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제적 행동에 나서야 한다.

이제 북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한반도 정세는 본격적인 방향 전환이 이뤄질 것이다. 한반도 분단과 그에 이은 6.25전쟁, 그 결과로 빚어진 분단 고착화 속에서 신음했던 우리 민족과 교회는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기도가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히 요청된다. 우리 교단은 매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지키며, 남북한의 진정한 평화를 간구하고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하여 기도해 왔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와 노력에 대한 응답으로 이루어주신 이번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회담의 결실이 그 동안 한국교회가 추진해 온 평화통일과 민간 교류로 더욱 활기차게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북미 정상회담과 합의문의 실천이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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