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실 시설 미흡 … 아이들 뛰어놀 공간도 부족
젊은엄마 위한 예배, 양육 품앗이 등 대안 찾아야

▲ 본교회 유아예배
최근 교회마다 스포츠룸을 만들고, 카페나 도서관을 만드는 교회가 많아지고 있지만 어린이 특히 영유아를 위한 지원과 투자는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다. 미래세대를 키워야 교회의 희망이 있다는 주장만 되풀이 되었지 정작 교회 내 유아와 어린이를 위한 보육시설이 취약하다.

무늬만 자모실, 수유실도 없어
실제로 교회의 현실은 영유아들을 위한 시설과 배려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교회에서는 ‘자모실’, ‘모자실’이라는 이름으로 아기와 엄마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있지만 방안에 큰 창을 만들어 강단이 보이도록 한 수준에 그치고 있었다.
특히 자모실 안에서 조차 수유할 수 있는 공간이나 커텐 등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고, 화장실도 없어 엄마들이 큰 불편을 감내하고 있는 현실이다. 수정교회(조일래 목사) 등 일부교회만 영아실에 냉장고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는 정도다.

10개월 된 아기엄마 김현수 집사(가명)는 모태신앙으로 교회를 다녔지만 결혼해서 아기를 낳을 때까지 교회가 이렇게 아기엄마들에게 배려가 없는지 여태 몰랐다며 말문을 열었다.
“아기가 배고프다고 울며 보채는데 마음놓고 수유할 수 있는 공간이 전혀없어요. 모자실은 밖에서도 다 보이는데 수유하기가 쉽지 않죠. 화장실도 멀리있어 빨리 예배 끝나고 집에 갔으면 하는 생각만 들어요.”
젊은 엄마들은 ‘모자실’의 용도가 주일예배 때 시끄러운 아기들과 돌볼 엄마들을 ‘격리수용’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주안장로교회의 경우는 성전 맨뒤쪽 방한칸이 아니라 본당 중 3층 전체를 자모실로 사용하고 있다. 젖먹이들을 위해 수유실도 구비하고 있으며, 우유를 보관할 냉장고와 기저귀 교체 테이블 등도 있어 젊은부부들에게 인기가 높다.

▲ 본교회(조영진 목사) 유아예배

따로 또 같이 ‘영유아예배’
자모실 설비는 비록 부족하더라도 ‘영유아예배’를 따로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영유아와 부모들의 필요를 채워줄 수도 있다.
남대전교회(송대웅 목사)는 부모는 예배를 가고 봉사자들이 0세부터 4세까지의 영아들을 돌봐주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신촌교회(이정익 목사)는 영아들도 부모와 함께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는 ‘아름다운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가족예배 개념의 아름다운예배는 매주 담임 이정익 목사가 강단에 서는 것이 특징적이다. 논산교회(김영호 목사)는 현직 어린이집원장이 영유아예배를 맡아 유아 보호와 교육, 부모교육까지 아우르고 있다.

출산장려금 지원 ‘눈길’
지속적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은 아니지만 영유아와 젊은부부들을 위한 실제적인 관심과 지원을 쏟는 교회들도 있다. 충남 남산교회(최광섭 목사)는 몇 년전부터 출산장려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젊은 부부들이 더 많이 출산할 수 있도록 하고 출산이 교회전체의 기쁨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시작했는데 반응과 효과가 기대이상이라고 한다.

▲ 태장교회 '어린이정원' 프로그램
강원서 태장교회(김동오 목사)는 3년 전부터 봄·가을로 ‘어린이정원’이라는 아기엄마들과 함께하는 유아 가베교실을 열고 있다. 주중에 진행해 지역 비신자들도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좋은 평가를 받으며 비신자 엄마와 아기들의 발걸음을 교회로 옮기고 있다. 이에 따라 태장교회는 지역사회와 함께 운영하는 느티나무도서관 협동프로그램인 양육품앗이를 교회에 적용해볼 계획이다.

김동오 목사는 “엄마들이 돌아가며 당번처럼 돌보는 양육품앗이를 교회의 시스템으로 적용시키면 젊은부부들도 교회를 찾고, 교회가 아이양육에  도움도 주는 일석이조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젊은엄마들은 주중에도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육아품앗이 시스템의 설치를 필요로 했고, 3세 이후의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어린이실내 놀이터 등 유아들을 위한 공간도 필요하다며 교회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교회의 미래, 희망, 새싹이라는 ‘영유아’를 위한 교회의 정책과 실천이 필요하다.  영유아를 위한 투자는 교회미래를 위한 투자와 다르지 않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