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 제86회 정기세미나

서울신학대학교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소장 박명수 교수)는 지난 5월 8일 서울신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제86회 정기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윤은석 박사(서울신대)가 ‘초기 내한 선교사들의 한국 무속 이해’를 주제로 1880년대 만연했던 무속신앙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선교사들의 노력에 대해 발표했다. 윤 박사에 따르면 1880년대 한국에는 유교와 불교를 비롯해 무속신앙이 곳곳에 뿌리깊이 자리잡고 있었다.

특히 무속신앙은 삼국시대부터 왕의 조언자이자 전략적 도구로 활용되었고 고려시대에도 종교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무속인들은 고려 말 관료들의 비판을 받고 조선시대에는 성 밖으로 쫓겨났지만 나라에서 지정한 무당이 존재하는 등 여전히 백성들의 삶에는 미신이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을 때였다.

윤 박사는 “당시 선교사들은 ‘한국인들은 모든 곳에 귀신이 있다고 생각하고 악귀로 여기며 두려워했다’고 기록했다”며 “이런 무속신앙은 초기 한국 선교에 큰 걸림돌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선교사들의 사역에서 큰 방해가 되었던 무속신앙 중 하나는 조상숭배였다. 윤 박사는 오늘날 제사 등 조상숭배는 유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조상숭배는 무속신앙과 깊이 연관이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윤 박사는 “당시 사람들은 조상의 위패를 4대까지 사당에 안치하고 4대가 넘는 조상의 위패는 무덤에 묻는 등 조상숭배가 극에 달했다”며 “특히 인간에게는 3개의 영혼이 있는데 하나는 저승으로 가거나 이승을 떠돌고, 하나는 무덤에 묻히고 나머지 하나는 위패 속에 거주한다고 믿는 등 미신이 횡행했다”고 말했다.

또 기복주의, 부적과 질병 치유를 위한 무속행위와 미신 등 무속신앙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런 시대적 배경 속에 무속신앙을 극복하기 위한 선교사들의 노력은 치열했다. 윤 박사에 따르면 교육을 통해 무속신앙의 허구를 알렸으며 복음을 전하면서 축귀 사역에도 힘썼다. 당시 한국인들은 조상숭배를 포기하지 않고 서양 귀신이라고 부르며 배척했지만 복음전파를 위한 선교사들의 노력은 계속 이어졌다.

미국인 다니엘 기포드 선교사는 그의 회고록에 “이방인의 무속신앙과 끊임없이 접촉하며 싸워야 하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가난한 사람을 계속 돌보아야 하는데서 오는 피곤과 좌절에도 불구하고 많은 선교사들이 영적으로 놀라운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는 기록을 남겼다.

윤은석 박사는 “선교사들은 무속신앙과의 타협이 아닌 대결을 선택하며 복음의 본질을 전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기복주의 신앙 등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지금의 한국교회가 어떤 사역에 집중해야 할지를 다시 생각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발표 후에는 김경한 목사(제자들교회)가 논찬했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