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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냇물이 바다에서 서로 만나듯”
[1136호] 2018년 05월 16일 (수) 16:08:11 김순신 장로(후암백합교회 원로) webmaster@kehcnews.co.kr

   
    김순신 장로
내가 대학 교수직에서 은퇴하고 모 신학대 교양영어 강사로 5년간 근무하다 하나님의 은혜로 Y노인종합복지관에서 어르신들에게 영어교육을 한 지 어언 만 11년이 지났는데 그 동안 많은 어르신들이 고맙다는 말씀과 함께 글을 써 주셨다.

프리토킹 과목인데 미국인이 쓴 교과서는 네 가지 기능 즉 이해력, 문법, 작문, 회화 위주로 되어 있어서 반의 이름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어떤 분들은 회화만 할 줄 알았는데 다른 기능까지 공부한다고 이야기해 ‘영어원서’로 과목 명칭을 바꾸기도 하였다.

명칭이야 어떻든 복지관에서 최상의 영어실력자들만이 우리 반에 모여 있다. 더구나 어르신들의 학구열이 대단하여 강사는 더욱 보람을 느끼고 있다. 또 한 달에 한 번씩 미국인과 영국인을 비롯하여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외국인들이 찾아와 어르신들과 한 시간 동안 회화를 즐기고 있어서 실제 회화의 기회를 원하는 어르신들에게는 아주 귀한 시간이 되고 있다.

이분들이 써내는 작문은 처음에 몇 가지 오류가 있어서 수정을 해 주었으나 요즘에는 실력이 많이 향상되어 거의 수정이 필요 없을 정도의 수작들도 나오고 있다. 어르신들의 이 작문을 모아 책으로 엮어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어르신들 중에는 90세가 넘으신 분도 계시는데 이 분은 경제를 다루는 정부기관에서 일하시던 중 외국주재 대사관에서 5년간이나 경제담당관으로 파견근무하신 일도 있어서 그 경험들이 작문에 녹아들고 있다. 그런데 L어르신이 나와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P어르신이 사실은 자기의 은사라는 것이었다. 즉 S복지관에서 그분에게 배웠고 C어르신도 함께 배운 동창이라 해서 나는 깜짝 놀라 “냇물이 바다에서 서로 만나듯 되셨네요!”라는 말이 내 입에서 튀어 나온 것이다.

다른 복지관에서 사제지간 또는 동창관계에 있었던 분들이 내 반에서 공부를 함께 하시다니, 내게는 놀라운 경험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강사생활을 하신 분이 우리 반에 제자들과 함께 수학하시는 그 겸손에 대해서 최고의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다.

2011년부터 국민추천포상제도가 시행되어 2017년에는 620명 중 46명이 선정돼 지난 1월 31일 행정안전부 강당에서 국무총리에게 상장을 받았다. 예행연습을 한 시간 이상 진행했다. 나는 A대학 명예교수의 직함으로 수상했는데 쉬는 시간에 한 분이 내게 와서 “교수님, 제가 81학번입니다.”라고 인사하는 것이었다.

우연의 일치로 나는 1981년도에 A대 교수로 부임했다. 그래서 나는 “입교 동지로구먼!”이라고 반가워했다. 그가 20세에 대학에 입학했다고 해도 나이가 57세 즉 회갑을 바라보는 연령이어서, 또 영문과가 아닌 공대생이어서 처음 보는 옛 학생에게 말을 놓을 수 없었다. 같이 늙어가는 처지기 때문이다.

이 옛 학생과 참으로 기가 막히게 1981년 입학 및 교수 부임 동기에다가 국무총리 표창에도 동기생이 되었으니 “바다에서 만난 냇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참으로 깊은 인연임을 부인할 수 없었다.

여기에서 나는 크리스천으로서 최후에 서로 다시 만날 ‘바다’는 어디일까를 생각해보았다. 그것은 천국이란 ‘바다’임에 분명하다.

우리 어르신들은 월요일 한 시간 반, 화요일과 목요일에 40분씩 합계 주당 170분간 영어성경을 공부하여 철저한 신앙무장을 하고 있으니 장차 천국바다에서 즐겁게 재회할 것을 믿고 있다. 그 중 평신도로서 신학을 전공한 K장로님은 성경해설을 담당해 주셔서 금상첨화즉 비단위에 꽃을 더한 격이니 얼마나 축복된 시간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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