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마을에 살던 시골소녀 도로시가 회오리 바람에 날려 마법사가 사는 오즈의 나라에 떨어졌다. 오즈의 위대한 마법사가 자신에게 심장을 줄 거라고 생각하는 양철 나무꾼과 뇌를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허수아비와 용기를 받았으면 하고 바라는 겁쟁이 사자가 도로시의 일행이 되었다. 도로시와 그 일행은 각자의 꿈을 위해 노란 벽돌길을 따라 걷고 또 걸었다.

▨… 여행 끝지점에 이르러서야 도로시와 그 일행은 비로소 알게 된다. 오즈의 마법사는 그들에게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을 열어 줄 수도 없고 심장이나 뇌, 용기도 줄 수 없는 사기꾼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러나 도로시와 그 일행은 결코 절망하지 않는다. 노란 벽돌길을 걷고 또 걷는 동안 그들이 바랐던 그 모든 것이 이미 자신에게 있음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제112년차 총회 임원 선거 입후보자 공고가 선거관리위원회 명의로 이뤄졌다. 총회장 후보와 목사 부총회장, 장로 부총회장, 서기, 부서기, 회계, 부회계 후보들의 이력서와 소견서들이 공개되었는데 그 이력이나 소견은 우리교단을 이끌어 가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라고 평가해도 결코 지나침은 없으리라. 곡절과 사연이야 없었을까만 그것이 결코 흠결이 되지는 않으리라.

▨… 그러나 한가지는 분명히 하자. 총회 임원의 자리, 총회장의 자리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자리가 아니다. 오즈의 마법사를 흉내내려해서는 더더욱 안되는 자리임을 성결인이라면 삼척동자라도 알고 있다. 우리교단 창립 이후, 오직 하나님의 나라 확장이라는 목표만을 바라보며 ‘노란 벽돌길’을 걷듯 골고다의 길을 걸어온 성결인들은, 총회장과 총회임원들이 걸어야 할 길도 수난의 길이어야 함을 이미 체득하고 있다.

▨… “근대화가 19세기에 봉건사회의 구조를 해체하고 산업사회를 생산한 것과 똑같이, 오늘날의 근대화는 산업사회를 해체하고 있으며 다른 근대성이 형성되고 있는 중이다”(울리히 벡, ‘위험사회’) 사회학자 벡은 오늘이라는 시대의 특성을 새로운 근대성의 형성에서 찾으려 한다. 다른 근대성이 형성되고 있는 오늘의 근대화를 파악하지 못하는 지도자를 우리가 뽑는다면,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그것은 오즈의 마법사를 총회장으로 선택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우리에게 심장과 뇌, 용기는 제쳐두더라도 십자가를 바르게 보게하는 눈길만은 열어주는 총회장과 임원이 선택되어지기를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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