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퍼의 ‘타자를 위한 교회론’ 조망

김성호 박사(서울신대 강사)가 최근 ‘디트리히 본회퍼의 타자를 위한 교회’를 펴냈다. 이 책은 목회자이자 신학자였던 디트리히 본회퍼의 삶과 신학에서의 교회 이해를 ‘타자를 위한 교회’라는 지평에서 재구성한 것이다.

김성호 박사에 따르면 본회퍼에게 타자란 나와 분리된 객체로 이해하는 너라는 관념이 아니라 마주 대하는 순간 원래 하나였음을 인식하게 하는 대상이다.

즉 ‘서로에게 속해있는 대상’이며 더 나아가 예수 그리스도안에서 관계를 맺는 ‘또 하나의 나’라고 볼 수 있다.

본회퍼는 1944년 8월 3일 작성한 옥중원고에서 “교회는 타자를 위해서 현존할 때만 진정한 교회가 된다”는 말을 남기면서 이에 대한 분명한 뜻을 밝힌바 있다.

그러나 죄로 인해 인간의 타자성은 상실되었고 공동체는 깨어지게 된다. 본회퍼에 따르면 이렇게 상실된 인간의 타자성은 성육신, 십자가, 부활이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에 동참하면서 재창조된다. 이렇게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로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새롭게 규정하며 공동체로 세워지게 된 것이다.

이 공동체에 속한 인간은 타자를 대할 때 경계나 갈등이 아닌 상대방을 포용하고 함께 공동체를 세워가는 존재로 변화되는 것이다.

김 박사는 “예수 그리스도는 ‘나’와 ‘우리’를 하나님과의 공동체, 그리고 타자와의 공동체로 초대하신다”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의 공동체가 된 인간은 비로소 예수 그리스도의 시선으로 타자를 바라보게 되며 그들과 공동체를 이루게 된다”고 설명했다.

책은 ‘본회퍼의 삶과 신학의 주제’, ‘본회퍼의 교회 개념을 주제로 한 연구들’, ‘본회퍼의 생애’ 등 그의 삶과 교회론에 대해 자세히 살필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무엇보다 공동체성을 잃어가고 있는 한국교회의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가 세워야 할 교회 공동체란 무엇인지를 자문하게 만든다.

김성호 박사는 “저서를 읽는 독자들이 본회퍼의 교회와 타자에 대한 이론적, 실천적 담론을 알게 되고 한국교회의 개혁을 위한 대안을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하고 그렇게 살아가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동연/413쪽/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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