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구축을 위한 새 역사가 시작됐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은 비정상적인 현재의 정전사태를 종식시키고 확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새 전기를 마련했다.

남북 정상들이 화해와 용서의 마음으로 두 손을 맞잡게 된 것은 하나님이 8000만 겨레에게 주신 은혜임이 분명하다. 한국교회와 우리 민족 모두의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기도와 염원의 결실이다.

그러나 판문점 선언’은 시작일 뿐이다. 북한의 과거 행태 때문에 비핵화 이행에 의구심을 표하는 시각이 없지 않다. 70년 이상 분단과 이념 갈등을 지속해 왔기에 남북정상회담 한 번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지나친 낙관이나 비관을 경계하면서 인내심을 갖고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

남북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이제 남은 일은 판문점 선언을 충실히 이행해나가는 것이다. 판문점 선언을 남북관계의 새로운 역사적 출발점으로 삼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협정 등을 위해 남북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역사적 변곡점에 서 있는 지금의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십자가의 힘이다. 주님의 십자가는 분열의 간격을 메우고, 모든 상처를 치유하고, 형제의 사랑을 회복시켜 주기 때문이다. 평화는 하나님의 은총이자 선물이기에 우리에게 주어진 절호의 기회가 결실로 이어지기 위해선 역시 기도가 필요하다.

판문점 선언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초석이 되도록 온 정성과 온 힘을 다해 기도해야 하겠다. 독일통일의 출발점이 라이프치히의 성니콜라이교회의 월요기도회였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남북평화와 통일을 위해 쉬지 않고 기도해왔다.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남북평화를 위한 월요기도회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 교단도 매년 평화통일기도회와 통일주일 제정 등으로 평화를 위한 기도에 힘을 보탰다.

이외에도 남북관계가 위기 상황에 있을 때마다 한국교회 성도들은 두 손을 간절히 모으고 남북 위기극복을 위해 기도해왔다. 이런 남북을 위한 신앙인들의 열정적인 기도가 한반도를 둘러싼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금은 겨레의 염원을 이루기 위해 우리가 겸손하게 무릎을 다시 꿇어야 할 때이다.

한국교회는 또 그동안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온 대북 인도적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진정한 평화를 위해서는 정치적인 해결책도 중요하지만 민간 차원에서 상호 신뢰를 쌓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종교가 해야 할 역할이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남북 민간교류와 인도적 지원에 단연 앞장서왔다.

1984년 도잔소 회의를 필두로 남북 기독인의 교류와 대북 인도적 지원, 탈북 새터민을 위해 노력해왔다. 평양에 조용기심장전문병원 건립에 나선 것도 교회였다.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국교회는 중단된 대북 사업과 북한선교에 적극 나서야 한다.

8.15 광복절 기도회와 3.1운동 100주년 기념대회 등을 남북교회가 논의한다고 하니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남북 종교인 간의 이 같은 화합과 교류는 남북 화해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한국교회 차원에서 북한선교를 위한 전략을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 통일 이후 북한교회의 재건을 위한 로드맵도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남북관계의 새로운 출발점에서 판문점 선언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 대립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 정착을 향한 남북관계의 역사적 발걸음을 내디딘 지금, 한국교회의 역할 또한 더 중요해졌다. 한반도에 완전한 평화가 정착되고 갈라진 민족이 하나 되는 그날까지 한국 교회와 성결인 들은 남북에 평화의 빛으로, 민족에 화해의 소금으로 그 역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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