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울라”

한국조직신학회(회장 황덕형 교수) 제13회 전국대회가 지난 4월 14일 서울신학대학교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렸다. 올해 전국대회는 ‘하나님의 말씀과 교회의 공교회성’이란 주제로 열렸으며 총 6개의 분과에서 18명의 학자가 강연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주제로 발표한 박영범 박사(서울신대)의 강연이 주목되었다. 박 박사는 ‘사회의 아픔과 공감하지 못하는 교회’, ‘개인 구원에만 치중해 사귐의 공동체라는 사명을 잃어버린 교회’의 모습을 지적하고 “교회가 공감의 공동체였으며 예수님도 아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인격적인 교제를 이어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현재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공감의 공동체인가, 아니면 내세만을 강조하는 무공감적 공동체인가를 묻는 질문에 놓여 있다”며 “교회가 참된 교회, 살아있는 교회로 존속하기 위해서는 사회와의 공감대, 이웃과의 나눔 등이 살아있는 ‘공감교회론’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박사에 따르면 공감교회론은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 모인 하나님의 교회’라는 명제로부터 시작한다. 실제로 초대교회는 실제적인 ‘삶의 교제’를 나누기 위해 시작되었으며 바울은 ‘하나님의 에클레시아’라고 표현했다.

즉 에클레시아란 하나님의 부르심을 입은 자들의 모임이며 특별히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모인 자들이었다. 초대교인들은 ‘하나님의 새로운 백성’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스스로 부여하고 세상과 구별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세상과 구별된 삶이 고립되거나 닫힌 공동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갈라디아서 3장 28절에서는 ‘유대인이나 헬라인, 노예나 자유인, 남자나 여자’ 모두가 평등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며 열린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해 세상과 구별된 삶을 살지만 모든 구성원들에게 열려있고 삶을 나누는 공감의 공동체였다는 것이다.

그는 “초대교인들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입었고 그리스도예수 안에서 친밀한 사귐을 나눴다”며 “이것이 초대교회의 실존적 모습이고 새로운 자기 이해였으며 정체성이었다”고 말했다. 세상과 단절된 공동체가 아니라 나눔과 교제, 서로에 대한 친밀함이 있었던 공동체였다는 뜻이다.

이어 그는 “공감교회론은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와의 관계, 비기독교인들과의 사귐까지 포괄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다른 이들의 아픔과 슬픔, 기쁨과 환희를 함께 공감하는 교회의 모습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또 “교회의 위기는 오히려 미래를 결정짓는 결단의 시기이자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교회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고 고립되고 있다는 평가받고 있는 요즘, 한국교회가 가장 회복해야 할 것은 공감”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이번 전국대회에서는 김명용 박사(장신대)가 주제 강연했으며 목회자와 신학자로 구성된 패널들이 ‘한국교회, 공교회성을 논하다’라는 주제로 포럼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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