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5일부터 사순절 기간을 보내고 있다. 교회는 매년 사순절을, 예비기간을 거친 신자들이 세례를 받기 위해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기간으로 삼았다. 세례를 받은 신자들은 세례의 은총을 기억하며 죄를 깨닫고 회개하는 기간을 삼았다.
사순절기에 신자들이 할 수 있는 가장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경건행위는 금식이다. 음식에 대한 절제는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결심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육신의 음식을 끊는 것이 악행을 끊는 영적 금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바리새인의 위선과 다를 바가 없다.
내면의 성찰은 자신을 깨끗이 할 뿐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으로 이웃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깨닫기 위함이다. 그래서 하나님께 대한 사랑으로 금식하며 회개하여 악행을 버리는 것과,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기 위한 구제의 실천은 서로 별개가 아닌 하나의 계명인 것이다.
그리스도이신 예수께서 우리의 죄 사함을 위해 고난을 받으신 사실을 묵상하는 사순절기에, 우리는 스스로가 하나님으로부터 용서받아야 할 죄인인 것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아무리 거룩하고 의롭게 살아도 용서받아야 할 죄가 하나도 없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해 준 것같이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옵소서.”라고 기도하려면, 오히려 하나님의 용서를 구하기 위해 자기도 용서를 베풀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감사해야 한다. 만일 이웃의 잘못을 용서해 주지 않는다면 하나님께서도 그의 죄를 용서하시지 않을 것이며 부활의 영광에 참여할 자격도 잃게 될 것이다.
사순절을 통해 실천해야할 덕목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예수께서 당하신 수난을 생각하지 않고 부활을 바라볼 수는 없다. 하나님을 향한 회개와 금식, 이웃을 향한 선행과 용서, 그것이 바로 오늘 우리가 실천해야 할 사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