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목회가 참 행복해요”
편한 미국생활 뒤로 하고 낙도교회 지킴이 자처
이작교회 박승로 목사와 유명순 사모는 편한 미국 생활을 포기하고 스스로 낙도교회의 지킴이를 자처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박 목사 부부는 미국에서도 노후 걱정이 없다. 20년 넘게 한인 목회와 미주 총무를 마치고 부부가 여행을 다니며 1년간 안식년을 보내는 등 남부럽지 않은 미국생활을 했다.
그런데 목사가 오래 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찾아 나선 것이 한국의 도서지역이었다. 전남 신안군에서 낙도 교회를 찾았지만 적당한 임지가 없었다. 그냥 포기하고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려고 할 때, 이작교회를 소개받았다. 박 목사는 여행용 가방만 들고 대이작도로 들어가 눌러 앉았다. 박 목사는 굳이 낙도교회를 찾은 이유에 대해 “좋은 데는 젊은 목회자가 가야지요. 우리 같이 나이 많은 선배들이 후배들의 갈 길을 막으면 안되지요”라고 말했다. 문경 탄광촌인 가은중앙교회를 개척, 목회를 했던 경험이 낙도 목회를 택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그는 이곳 낙도 목회가 이민목회나 선교지에 비하면 감사할 따름이라고 고백했다. 미국에서는 두 딸을 데리고 저녁 6시부터 새벽까지 청소하는 일도 했다. 아내의 피아노 레슨으로 생활할 때도 있었다. 엘에이에서 애틀란타로 이사할 때는 비행기 값이 없어 자동차에 이불과 옷 등 간단한 짐만 챙겨 일주일동안 이동했을 정도다. 그렇게 검소가 몸에 밴 박 목사는 섬 목회의 불편함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내 유명순 사모가 오히려 더 좋아한다고 한다.
“낯선 선교지도 가는데 같은 문화권이니 얼마나 좋아요. 성도들이 성미와 굴 등을 주시니 생활비가 쓸데없어요.”
그의 한 달 사례비는 최소 생활비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런데도 박 목사는 “섬에서 생활비에 드는 비용이 거의 없으니 대부분 헌금을 한다”고 미소지었다.
주변에서 주겠다는 선교비도 “헌신하러 오는 사람이 무슨 선교비냐”고 처음엔 거절했다고 한다. 그는 “건강이 허락된다면 이곳에서 목회를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