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우리의 마지막 사랑이다

찰스 스펄전! 그의 이름을 떠올릴 때면 언제나 가슴이 뛴다. 그것은 150년전 당시 교회 역사상 전무했던 1만 명이 넘는 세계의 가장 큰 교회의 목회자였던 까닭이 아니다. 그것은 그의 저서가 오늘날 판매부수가 3억부에 이르는 대저술가인 까닭도 아니다. 심지어 ‘사도 바울 이후 가장 위대한 설교자’, ‘별 중의 별’이라는 명예로운 칭호 때문도 아니다. 그 얼굴이 떠오를 때면 가슴이 뛰는 것은 그가 누구보다 나사렛 예수를 사랑했던 설교자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영국에서 처음 스펄전을 연구하며 그의 설교를 읽을 때 그의 탁월한 메시지와 수사학에 종종 감탄하곤 했다. 그러나 그의 삶을 연구하면 할수록 필자가 매료된 것은 그의 탁월한 설교가 아니라 참으로 나사렛 예수를 사랑했던 그의 순수한 영혼이다. 한 사람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조금씩 알아가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 다짐했던 순백의 사랑은 김중배의 다이아몬드에 변질되기 쉬우며, 뜨거웠던 심장은 감춰둔 욕망으로 얼음같이 냉랭해지기 쉽고, 은혜의 눈물은 냉동고의 명태처럼 딱딱해지기 쉬운 것이 우리의 연약한 본성이다. 

교회 역사상 가장 탁월한 설교자인 스펄전의 위대한 설교의 참된 비결은 전무후무한 탁월한 수사학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나사렛 예수를 뜨겁게 사랑한 것에 있다. 스펄전에게 예수란 사랑이었고, 숨결이었고, 봄날의 햇살이었으며, 영원한 영광이었다. 스펄전에게 그리스도는 말 그대로 그의 모든 것이었다. 스펄전은 한 설교에서 이렇게 고백하였다. “그 분은 내 목회 활동의 모든 것이며, 나의 가장 귀하고 소중한 분입니다.” 그리고 스펄전은 한 설교에서 자신의 내면에 흐르는 그 사랑을 의식하며 이렇게 고백했다. “내가 하는 일에는 순수한 동기가 서려 있음을 감히 나는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곧 그리스도의 영광만을 바라보며 그리스도만을 섬긴다는 동기입니다.”

스펄전은 나사렛 예수를 참으로 사랑했다. 그래서 그 이름을 전하는 것이 그의 야망의 전부였으며, 최고의 기쁨이었다. “누가 나에게 면류관을 쓰고 ‘한 나라의 제왕이 되라!’고 한다면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그런 사소한 일에 신경 쓸 시간이 없습니다. 나는 나의 온 삶을 좋으신 주님의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모두 사용할 것입니다!’”

우리는 나사렛 예수를 사랑하지 않은 채 그 분에 관해 설교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설교자는 하나님의 종이 아니라 사람의 종이 되기 쉬우며, 그런 설교는 세련된 입술이라 할지라도 회중의 가슴을 울리지는 못한다. 어찌 사랑하지 않는 그 이름에 우리의 영혼을 담아 전할 수 있겠는가!

설교자는 무엇보다 예수를 뜨겁게 사랑해야 한다. 그러므로 참된 설교학이란 수사학이 아니라 종국적으로 예수를 사랑하는 법을 가르친다. 사랑에 빠진 총각이 사랑하는 여인 이야기만 나오면 생기가 돌듯, 참되고 위대한 설교에는 예수와 사랑에 빠진 설교자가 있다. 참된 주군(主君)께 대한 설레임이 있고 일편단심의 충성이 있는 자만이 진정 설교할 수 있다.

존 스토트(J. Stott)는 임종하기 3주전 그의 병상을 방문했던 오스 기니스(Os Guinness)에게 거의 들릴락말락한 소리로 오직 한 가지 기도를 부탁했다. “마지막 숨이 떨어질 때까지 끝까지 주님께 신실할 수 있도록”
예수를 사랑하자. 그는 우리의 첫 사랑이었고 우리의 마지막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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