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역 14군데서 모인 선교용사들
평창 동계 패럴림픽에서도 빛난 ‘선교’
오대산솔숲교회 등과 협력사역
장애를 뛰어 넘은 패럴림픽 선수들 모습에서
불가능을 가능케 하시는 하나님 역사 체험

“우리는 하나님 안에서 한 가족입니다. 모든 민족들에게 하나님 사랑을 전하고 싶어서 멀리 러시아에서 왔습니다.”

2018 평창동계 패럴림픽이 한창인 강원도 평창. 오대산솔숲교회(최소영 목사)와 경기장과 가까운 대관령교회(박해운 목사) 평창올림픽 선교부스에서는 매일 러시아어와 영어로 복음을 전하는 32명의 러시아인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이들은 ‘패럴림픽 선교’라는 한 가지 목표를 위해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블라디보스토크, 시베리아 등 러시아 방방곡곡 14곳에서 자비를 들여 평창을 찾은 선교팀이다.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온 스베틀라나 씨는 상기된 얼굴로 “패럴림픽은 올림픽보다 더 특별한 이벤트”라며 “오기 전부터 너무 설레었다”고 말했다. “장애를 뛰어넘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선수들에게 복음을 전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잠이 안 올 정도였다”는 것이다.

격려·기도에 선수들 ‘함박웃음’
러시아선교팀은 선교부스에서 뿐만 아니라 개막식장 주변과 각 나라 부스를 다니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 선수들은 “당신은 용감하고 특별하다”는 선교팀의 응원 메시지에 기뻐하고 건강과 경기를 위해 기도해주는 선교팀의 기도에 기꺼이 함께 손을 모은다. 

관광객들도 이들의 선교대상이다. 러시아에서부터 준비해온 초콜릿과 손수 만든 하트 모양 악세사리를 나눠주며 살갑게 대화를 이어간다. 간혹 신앙이 없거나 다른 이들 중 일부는 복음 이야기는 거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건강과 미래를 위해 기도해주겠다는 데에는 예외 없이 모두가 마음을 열고 함께 기도한다.

그렇게 열과 성을 다한 결과 미국, 캐나다, 일본에서 온 선수들과 관광객들이 복음을 받아들이기도 하고 선교팀과 함께 기도드렸다. 한국인 자원봉사자들과 주민들도 선교팀과 교제하고, 이들이 열심히 전하는 천국 복음에 귀를 기울였다.

힘든 일은 먼저 나서 솔선
러시아선교팀은 전도활동 뿐 아니라 한국교회와의 연합과 교제에도 힘을 쏟았다. 폭설이 내렸던 패럴림픽 개막식 당일에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먼저 빗자루를 잡고 아침부터 대관령교회에 쌓인 눈을 깨끗하게 치웠다.

덕분에 차질 없이 선교부스 활동이 이어질 수 있어 선교부스에서 섬기는 교인들의 고마움이 컸다. 대부분이 노인인 성도들이 하려면 힘도 부치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데 러시아 청년들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서니 얼마나 믿음직스러운지 몰랐다고 성도들은 입을 모았다.

또 선교팀은 최소영 목사(오대산솔숲교회)의 주선으로 지역 교회들도 순회 방문하며 함께 예배를 드리기도 한다. 선교팀이 준비한 러시아 민속춤과 찬양, 워십 등을 선보이면 신나는 러시아 전통 가락에 한국 성도들의 박수가 절로 터져 나온다. 공연 뿐 아니라 선교팀을 대표하는 알렉 목사가 말씀을 전하기도 하고, 러시아교회를 위한 기도도 부탁하고 있다. 이런 시간들을 통해 한국 성도들은 잘 몰랐던 러시아 선교에 대한 관심을 갖게되고, 러시아 선교팀은 더 많은 한국교회 성도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누리고 있다.

이들이 이렇게 활발하게, 효과적으로 선교활동을 펼칠 수 있는 데에는 오대산솔숲교회 최소영 목사의 헌신이 큰 역할을 했다. 

최 목사는 교회의 게스트하우스 공간 두 곳을 제공해 자매와 형제 숙소를 마련해주어 자비량으로 온 러시아 선교팀이 숙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도왔다. 러시아와는 다르게 바닥 생활을 해서 불편할 법도 하지만 선교팀은 “최 목사님의 배려 덕택에 이곳이 제2의 집처럼 편하다”고 입을 모았다.

형제 숙소와 붙어 있는 식당도 개방해 언제든지 선교팀이 음식을 해먹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식자재도 교회에서 일부 지원해주는데, 그 중에서 특히 인기 있는 것은 딸기다. 겨울이 10월~4월로 긴 러시아 특성상, 특히 시베리아 같은 지역은 겨울에 신선한 과일 섭취가 쉽지 않은데 한국의 크고 달콤한 딸기가 선교팀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다. 

무엇보다 최 목사는 바쁜 중에도 매일 아침과 저녁 선교팀의 ‘발’을 자처한다. 차량으로 선교팀을 사역현장에 데려다 주고 다시 교회로 데리고 오며 선교팀의 피로를 덜어주는 최 목사의 섬김에 러시아 선교팀은 한국말로 “목사님!”을 연신 외치며 엄지를 치켜든다.

이 밖에도 선교팀의 피로를 덜어주기 위해 켄싱턴호텔 사우나를 직원할인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선교팀을 섬기고 있다.

최 목사의 이런 노력과 사랑에 선교팀은 새벽 4시 30분 오대산솔숲교회 새벽예배에 빠지지 않고 매일 함께 예배드리며 가족의 정을 쌓았다. 교회 성도들은 처음에는 조금 어색해했지만 곧 마음을 열고, 이제는 러시아 선교팀의 손도 잡아가며 스스럼없이 함께 예배하고 교제하고 있다.

“러시아 선교동역자 만남 기뻐”
러시아선교팀은 오는 3월 20일 고국으로 돌아간다. 에스더 씨는 “이번 패럴림픽 선교활동을 통해 복음을 전한 것도 보람 있었지만, 무엇보다 장애인 선수들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하나님이 주신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봤다”는 것이다. 에스더 씨는 “장애인 선수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가 오히려 더 큰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하며 당당하고 용감한 그들의 모습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모스크바에서 온 엘레나 씨는 한국에서 새로운 동역자들을 만난 것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9,000km가 훌쩍 넘을 정도로 국토가 넓어요. 멀리 있는 곳의 사람들을 만나 교제할 기회가 없는데 오히려 평창에서 다른 지역 성도들을 만나 함께 사역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엘레나 씨가 “이제는 러시아 방방곡곡에 친구가 생겨서 어딜 가나 외롭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자 옆에 있던 다른 이들이 “한국 성도들도 우리의 친구가 됐다. 우리 모두 하나님 안에서 한 가족!”이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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