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지역 64% 존폐위기…다음세대 전도·양육 비상

저출산으로 인한 다음세대의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교회학교도 위기를 맞고 있다. 수도권의 교회 절반이 교회학교를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농현상과 고령화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농촌 교회들은 더욱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더욱이 교회 형편과 위치상 부교역자 청빙이 어려운 농촌교회들은 담임목사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어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저출산’ 지역소멸 위기
서울 은평구의 한 사립 초등학교가 급작스럽게 폐교 추진을 결정해 해당 학부모와 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영어수업 금지, 혁신초 확대 등의 영향으로 사립초 인기가 예전만 못해 생긴 일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저출산 때문이다.

학생수 감소는 이 초등학교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서울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1997년 75만 6,542명이었던 서울 초등학생은 2016년 43만 6,121명으로 약 42.4%(32만 421명) 줄었다. 출산율 등을 고려하면 향후 초교 학령인구가 더 줄어 2020년 42만 4,000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으로 인한 다음세대 감소는 예상대로 수도권보다 농어촌 지역 등 지방이 더 심각하다. 출산할 수 있는 젊은 층이 학업 또는 직장 문제로 농어촌을 떠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 81개 군에서 아기가 300명도 태어나지 않은 군은 52곳이다. 10곳 중 6곳 이상(64.2%)의 신생아 수가 300명 이하였다. 시 지역에서도 두 곳(부산 중구와 강원 태백시)은 300명 이하가 태어났다. 우리나라가 초저출산 국가(합계출산율 1.3명 이하)로 떨어진 2001년 이후 16년 만에 농촌 지역 64%가 존폐 위기에 몰린 것이다.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 수가 100명 이하인 곳은 경북 울릉군, 경북 영양군 2곳이고, 100명대가 27곳, 200명대가 23곳이다. 경북이 가장 많아 10곳, 전남 9곳, 강원 8곳, 경남·전북 각각 7곳, 충북 5곳, 충남 4곳, 인천 2곳 등이다.

경남 남해는 신생아가 140명인데 사망자는 722명으로 사망자가 신생아보다 5배 더 많다. 충북 괴산도 사망자(496명)가 신생아(120명)보다 4.1배 많다. 실제 300명 이하가 태어나는 54개 시·군·구 중 젊은 군인들이 많은 강원 화천·양구를 제외한 52곳 모두가 사망자가 신생아보다 더 많다. 전체 인구도 2010년에 비해 모두 줄어들고 있어 지역 소멸 위기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농어촌 교회학교 없는 곳 많아 
신생아는 물론이고 초등학생조차 없는 농촌지역 교회들은 미래가 걱정되지만 특별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경북 군위군에선 2016년 신생아가 101명 태어났다. 이곳에서 15년간 목회한 김영호 목사(금구교회)는 “젊은 사람 만나기도 힘든데 아이들 보기는 더 어렵다”면서 “농촌에 학교가 없으니 시골동네를 떠나야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닐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이 사라진 농촌에서 교회학교가 없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나마 얼마 안 남은 읍내 어린이들은 가까운 큰 교회를 나가고 있어 작은교회들이 설 자리가 없다. 김 목사는 “젊은 사람들은 공부와 직장 때문에 농촌을 떠나고 70~80대 노인들만 남았다”며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야 농촌이 사는데 농사일 밖에 없으니 내려올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전북 장수군에서는 2016년 신생아 126명이 태어났다. 최건호 목사(남장수교회)는 “5년 전만해도 교회학교 어린이가 몇 명 있었는데 지금은 하나도 없다”며 “젊은 층이 없으니 애 낳는 사람도 없고 중학교도 면 단위 지역으로 나가야 있다. 노년층만 남아 마을을 지키는 셈인데 젊은 사람들이 귀농하지 않는 이상, 마을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 양양군에서는 2016년 133명의 신생아가 태어났다. 다른 지방과 비교해 저출산 경향이 심한 편에 속하지만 이곳은 젊은 층이 남아있어 그나마 나은 편이다.

강원도 양양의 꿈이있는교회(박충우 목사)는 교회학교에 꾸준히 출석하는 어린이가 6명이다. 5명은 출석이 불규칙하다. 부장과 3명의 교사가 교회학교를 맡고 있다. 교회가 위치한 마을에는 초등학생 30~40명이 있다. 아직 교회학교가 존속할 수 있는 여건이 남은 셈이다.

양양은 관광지이다 보니 펜션 운영 등 개인사업을 하는 30~40대 젊은 층이 남아있다. 그러나 낙산사가 있는 등 불교의 영향이 강해 전도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박충우 목사는 “타교단의 한 대형교회가 매년 여름이면 이곳에 와서 지역전도와 봉사를 해주어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우리교단에서도 큰 교회들이 전도와 여름성경학교 등 농어촌의 작은교회들을 섬기는 단기선교를 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찾아가는 전도 필요
농어촌지역 교회들 중 어렵지만 의욕적으로 어린이 전도와 양육에 나선 교회도 있다.

경남 초동교회(이강열 목사)는 지난해 여름성경학교에 마을 어린이 60명 중 43명이 찾아왔다. 초교파 선교단체인 에즈마이어선교회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평소 꾸준히 마을 어린이들을 전도하고 양육에 나선 결과다.

평소 주일에는 15~20여 명의 마을 어린이들이 교회를 나오는데 이 어린이들을 위해 교회 승합차가 5개 마을을 돌고 온다. 어린이만 보이면 적극적으로 전도하고 차를 태워서 다니기 때문에 먼 거리의 어린이들도 쉽게 교회를 나올 수 있다. 

초동교회는 교회학교 어린이들을 위해 농촌교회 답지 않은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교회학교 예배 때 빔프로젝트를 사용해 PPT로 설교하고 예배 후에는 교회에서 놀고 갈 수 있도록 점심과 간식을 대접한다. 음식은 장년보다 되도록 더 좋은 것으로 준비한다.

이강열 목사는 “애들도 교회가 자기들에게 신경 쓴다는 걸 다 안다”며 “교회가 먼저 아이들에게 관심을 보여야 아이들도 교회를 좋아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또 “농촌지역에서 어린이 전도가 쉽지 않으나 앉아서 기다리지만 말고 직접 데리고 오는 적극적인 방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강열 목사는 “농촌지역 교회학교가 계속 부흥하려면 도시교회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말도 했다. 여름과 겨울에 해외로만 단기선교를 떠나지 말고 농촌이 바로 선교지라는 마인드로 농촌에 청장년들을 선교사로 파송해달라는 것이다.

그는 “매년마다 도시교회들이 농촌교회를 찾아와 여름 또는 겨울성경학교를 진행해줘도 교회학교가 달라질 것”이라며 “나아가 형편이 된다면 주말에 교육을 담당하는 교역자나 교사를 파송해 농촌교회를 위해 봉사해준다면 도시·농촌교회의 좋은 상생모델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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