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향해 두손 모은 ‘기도 손’
신안 유물선처럼 보화 담는 ‘구원의 방주’ 같은 예배실
섬 주민의 신앙의 순수함, 감사의 마음 가득 품어

최근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는 섬마을 증도. 문준경 전도사의 순교와 헌신의 삶이 섬 주민 90% 이상이 크리스천인 '천국의 섬'을 만들었다. 이곳에 세워진 일곱 개 교회 중 섬 교회라고 하기엔 다소 이색적인 교회가 있다. 바로 섬 주민들의 '기도손'이며 '방주'인 대초리교회가 그곳이다.

대초리교회는 멀리서 바라보면 이국적이고 이색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뾰족 솟은 교회 모습은 흔히 눈이 많이 오는 유럽 고지대 국가와 강원도 산골에 있을 법하기 때문이다.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의 건물들은 눈이 쌓이지 않아야 지붕의 붕괴 위험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지붕을 뾰족하게 세워 눈이 오면 잘 흘러내릴 수 있도록 한다. 그런데 평지에 이런 모양의 교회 건물이 세워져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수평선으로 이어지는 평평한 해안가에 우뚝 솟은 십자가가 하늘을 향한 신앙심을 보여주는 듯 하다.

하늘 향해 두 손 맞잡은 ‘기도손’

신앙인의 눈으로 보면 교회는 영락없는 ‘기도손’의 모습이다. 하얀 색의 교회 외벽과 어울려 곱디고운 여인이 두 손을 고이 포개고 하나님 앞에 경건한 모습으로 기도하는 모습 그대로다. 그래서 대초리에 들어서면서 바라본 교회의 모습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것 같다.

차에서 내려 들어선 교회 앞마당에는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이 아로 새겨진 표지석은 대초리교회 성도들이 바라는 신앙인의 모습이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었다. 신앙 안에서 사랑을 나누고 쉬지 않고 기도하며 기쁨과 감사를 나누는 모습, 달리 생각하면 섬 주민들이 살아온 순수함의 다른 표현이며 오늘, 그리고 내일을 살아갈 섬 주민들의 신앙의 마음을 아로새긴 것 같다. 특히 이 표지석은 이문석 장로가 아들 현백 군의 사법고시 합격을 기념해 감사의 마음으로 봉헌했다는 설명에서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아담한 방주 같은 내부 예배실

하얀색 벽에 지붕은 벽돌 색깔의 적갈색 타일을 붙였다. 밤에는 지붕 위 붉은 빛의 십자가가 마을 주변에 퍼져 나간다. 겨울에 눈이 내릴 때면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한 듯 눈 덮인 교회와 논과 밭, 마을의 집들이 한 편의 그림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내부에 들어서면 천막과 같은 모습을 느끼게 된다. 양 옆으로 흘러내리는 것과 천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고 벽 쪽은 다소 낮아 ‘기도 손’을 느끼게 한다. 전통적인 예배실 그대로인 본당 내부는 중층이긴 하지만 2층은 작은 기도공간만 있을 뿐 단층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화려하지 않고 수수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 감도는 1층 예배실 모습은 ‘아담한 방주’라고 지영태 목사는 설명한다. 의자에 앉아 강단을 바라보면 인근에서 발견된 해저 유물선처럼 고귀하고 소중한 것을 품고 있는 방주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마음이 이끌려 조용히 기도손을 모으고 교회 기도손과 나의 기도손이 하나로 만나는 미묘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된다.

‘특색있는 교회’ 의기투합

대초리교회는 2002년 건축됐다. 낡고 오래된 성전은 바닷모래로 건축되어 철근이 부식되고 노후화 됐을 뿐 아니라 경사가 급한 계단은 연세든 노인이 드나들기엔 어려움이 많았다. 지영태 목사와 당회원들은 건축을 결정하고 여러곳의 교회를 찾아다녔다고 한다. 평범하게 짓기보다 미래를 내다보고 특색있는 교회를 짓기 위해 당회원들은 담양의 한 교회를 모델로 설계사 사무소와 논의해 새성전 조감도와 설계도를 마련, 건축에 착공했다. 그렇게 8개월의 시간이 흐르고 대초리교회는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완공됐다. 섬교회라 재정적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지만 오랫동안 성도들이 헌금을 모아왔고 작정헌금도 하고 남은 빚은 조금씩 갚아 나갔다.

사람 눈길 붙잡는 교회

최근 대초리교회는 증도에 엘도라도리조트가 들어서는 등 관광지로 개발되고 문준경 전도사 순교 역사가 새롭게 조명받기 시작하면서 시선을 받고 있다. 늘어난 관광객들과 순교지 방문객들이 오가며 대초리교회에 눈길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증도지역 대부분의 교회가 전통적 양식이지만 대초리교회는 이색적인 모습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끌고 있는 것이다. 지나가면서 일부러 차를 세워 살펴보기도 하고 차에서 내려 사진을 찍기도 한다. 가끔 주일에는 들러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는 성도들과 마을 주민들 또한 아름다운 교회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크진 않지만 섬마을 주민들에게 대초리교회는 아름다운교회 성도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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