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배학회 예배콘퍼런스, 절기 예배 구현
서울신대 예배팀 주현절 · 부활절 예배 주관

지난 2월 5일 오후 7시 신촌교회 성봉채플. 어두운 예배당 안에 나직하고 장중한 음색의 오르간 소리가 울리자 십자가와 커다란 촛불이 예배실 안으로 들어와 어둠을 밝혔다. 회중은 강단 위의 촛불을 보며 생명의 빛으로 오신 예수를 묵상했다. 이어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침묵기도와 찬송을 드리며 예배에 깊이 빠져들었다.

성경이 봉독되고 말씀이 선포된 후 회중들은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초에서 점화를 받아 각자의 촛불을 들고 퇴장하면서 ‘이 빛을 중심에 모시고 다시 세상의 빛의 전파자가 될 것’을 다짐했다. 마치 엄숙한 촛불의식처럼 구현된 이 예배는 서울신학대학교 예배 팀(조기연 박노훈 오주영 김형락 김영화 양지혜 서은주 카펠라 합창단 등)이 주관한 주현절 예배이다. 이들은 한국예배학회(회장 박종환 교수)가 이날부터 사흘간 진행한 ‘2018 예배콘퍼런스’의 첫날 저녁예배를 우리 교단 ‘예배와 예식서 2016’ 주일 낮 예배 제 5형식을 기본으로 ‘빛을 품고 세상으로’란 주제에 맞춰 주현절 예배로 시연했다.

이날 주현절 예배의 구조는 ‘입례예전’ ‘말씀예전’ ‘파송예전’ 3부 구조로 이뤄졌다. 설교자 중심의 예배가 아니라 회중의 많은 응답과 찬양이 있는 참여적 예배인 것이 특징이다. 공동기도, 감화를 위한 기도 등 여러 기도와 고백, 말씀봉독 이후에 응답 찬송이 수시로 이어졌다. 예배자들에게 쉽고 친숙한 찬양을 많이 채택해 회중의 참여도를 높였다. 찬양대의 역할도 특이했다. 대개 예배에서 찬양대는 회중을 대표하거나 대신하여 찬양을 드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예배에서는 찬양대가 회중의 찬송을 리드하는 역할을 하면서 아름다운 찬양예배를 드리는 듯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설교는 박노훈 목사(신촌교회)가 ‘복음의 빛과 빚’이란 제목으로 전했다.

특히 파송예전에서는 회중 전체가 촛불을 밝히고, 그 빛을 마음에 품고 어두운 세상을 비추겠다는 각오로 예배실 밖(세상)으로 퇴장하는 것으로 마무리 돼 인상 깊었다는 평가다.

서울신대 예배 팀은 다음 날 종교교회에서 부활절 예배도 시연했다. ‘빛은 생명이 되어’란 주제의 부활절 예배는 초대교회 4~6세기의 예배형태인 사중구조에 세례 예전(입례예전-말씀예전-세례예전-성찬예전)이 더해졌다. 예배의 각 요소들의 구성은 하나님의 계시와 인간의 응답이라는 예배 본질에 성결교회의 신학적 정체성도 반영했다. 특히 세례문답의 질문에서 성결교회의 특징이 물씬 풍겼다. 특이한 것은 입례찬송부터 응답송 찬송 등 모든 음악을 우리 성결교인 만든 창작 찬송이거나 국악 찬송으로 구성했다는 점이다. 초대 기독교 예배와 성결교회의 신학. 우리 민족의 전통 가락인 국악이 어우러진 독특한 예배를 선보인 것이다. 여기에 팔각 세례욕조를 예배실에 설치해 직접 수세를 베풀어 입체적, 참례적 예배의 교본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기연 교수는 “팔각형은 부활하신 주님이 제자들에게 나타난 여덟째 날, 혹은 제8요일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날 예수께서 부활하고 승천하셨다”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재림, 그리고 새 창조의 상징을 담아내는 팔각형를 세례반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세례와 견신예식 후에는 성찬식도 진행됐다. 부활하신 왕께서 베풀어주신 왕의 식탁에의 초대를 경험하게 위한 순서였다. 한국교회가 부활절에 놓치고 있었던 거듭남(세례)와 하나님 나라의 약속(성찬)을 상기시키는 중요한 예식이었다. 조 교수는 “부활절 당일 금식을 끝내고 수세 이후에 첫 성찬의 참여는 구원의 경험과 하나님의 거룩한 식탁 교제의 초청 받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하나 됨을 경험하는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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