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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CCM그룹 '에필로그' “마음의 눈으로 찬양해요”
1급 시각장애인 트리오 … 장애 뛰어넘어 실력 인정받아
25년 우정 … 찰떡 호흡
시각장애 후배들 격려 하고파
새해 신곡 발표·공연 계획
[1120호] 2018년 01월 10일 (수) 15:42:27 김가은 기자 ggk2046@gmail.com

   
“내 슬픔 아시고 내 아픔 보시네. 내 이름 부르사 상한 마음 사랑으로 치유하시네.”(‘주님을 찬양해’ 중)

1급 시각장애인 3명으로 구성된 CCM그룹 ‘에필로그’(황현기 목사, 김하은 사모, 박현준)의 찬양은 겨울의 추위를 잠시 잊게 할 만큼 밝고 따뜻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서로의 호흡이 찰떡처럼 맞아떨어졌다.

건반 하나로 소박하게 연주한 반주지만 그 위에 세 멤버가 쌓아올린 화음은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고 풍성했다. 감은 두 눈에 힘을 주고 가사 한 음절 한 음절 전력을 다해 부르는 ‘에필로그’의 목소리는 음악 안에서 ‘하나’를 이뤘다.

이들의 힘 있는 음악의 원천은 오직 하나님을 만나고 받은 ‘은혜’이다. “볼 수 있는 분들은 시각장애인의 삶을 상상하기 어려워요. 참 힘들고 속상한 일도 많습니다. 그런 우리를 만나주시고 삶을 변화시켜주신 하나님의 은혜는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지요. 이 곡(‘주님을 찬양해’)을 부를 때마다 우리의 아픔을 온전히 보실 수 있는 분은 하나님 한 분 뿐이라는 믿음을 담아 부릅니다.”

‘에필로그’라는 팀명도 ‘하나님을 만난 이후 변화된 삶과 기쁨을 노래하고 싶다’는 팀원들의 소망을 담았다. 하나님이 주신 사랑과 평안이 감사해 전심으로 찬양했을 뿐인데 최근 2년 동안 좋은 일들이 줄을 이었다.

   

첫 미니앨범 'Praise the Lord'

2016년에는 C채널의 CCM오디션 프로그램 ‘가스펠스타C 시즌6’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고, 지난해 말에는 첫 번째 미니앨범을 냈다. 앨범의 제목은 ‘Praise the Lord’이다. ‘우리를 만나주시고 삶을 변화시켜 주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싶다’는 바람을 담고 있다.

팀원들 간의 인연은 오랜 시간 쌓여왔다. 황현기 목사와 김하은 사모는 지난해 10월 결혼한 신혼부부로 ‘의의나무교회’를 함께 섬기고 있다. 박현준 씨는 김 사모와 유치원 시절부터 학교를 같이 다닌 친구다. 황현기 목사는 김하은 사모와 박현준 씨의 5년 학교 선배다. 무려 25년이 넘는 세월을 친구로 함께 한 사이다.

“시각장애특수학교인 인천혜광학교를 같이 다녔습니다. 당시에도 음악을 정말 좋아해서 함께 노래 부르며 서로를 위로하고 챙기던 사이였지요.”

그러던 중 황 목사가 학교를 졸업하고 신학 공부와 목회 준비를 하면서 황 목사와 두 사람은 예전처럼 가깝게 지내지 못했다. 하지만 김하은 사모와 박현준 씨가 활동하던 장애인 찬양사역팀이 해체하게 되고 김 사모와 박 씨가 갈팡질팡하고 있을 때 거짓말처럼 황 목사로부터 연락이 왔고, 그렇게 셋은 2016년 3월부터 다시 함께 노래하게 됐다. 그리고 그해 10월 가스펠스타C 금상을 수상했다.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명실공히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런 성과가 가능했던 데에는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쌓은 특별한 팀워크가 큰 역할을 했다. 먼저 박현준 씨는 시각장애 뿐 아니라 자폐도 있지만 대신 ‘절대음감’의 소유자다. ‘에필로그’의 노래 속 모든 화음은 현준 씨가 만들었다. 견고한 코러스를 소화하는 것 또한 현준 씨의 몫이다.

하이톤인 김하은 사모의 목소리는 굉장히 맑고, 힘차다. 덕분에 노래의 멜로디를 책임지는 메인 싱어를 담당한다. 부드러운 목소리의 소유자 황현기 목사는 감미로운 화음을 넣고, ‘에필로그’가 집회에 초대되면 삶의 고백을 나누는 역할을 맡는다. 이들은 이렇게 하나님이 각자에게 허락하신 개성과 능력을 한 데 버무려 ‘에필로그’만의 개성을 하루하루 쌓아가고 있다.

새해를 맞은 ‘에필로그’의 소망은 무엇일까? 황현기 목사는 “우리처럼 앞을 못 보는 어린 친구들의 음악적인 잠재력도 깨워주고 싶고, 신앙적으로도 돌보고 싶다”고 말했다. ‘에필로그’는 지난해부터 모교인 인천혜광학교의 혜광앙상블과 함께 노래연습을 하는데, 노래 지도는 물론이고 어려운 시절을 먼저 거쳐온 선배로서 삶과 신앙의 멘토가 되어줄 수 있다면 참 감사할 것이라는 마음이다.

김하은 사모는 “새해에는 ‘에필로그’가 위로가 필요한 곳에 더 많이 찾아가 섬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에필로그’는 올 한해 셋만의 힘으로 작사 작곡 편곡해서 디지털 싱글을 내는 것이 목표다. 가스펠스타C에서 만났던 동역자들과 연합 콘서트도 계획하고 있다.

마음의 눈으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바라보며 매순간 전력을 다해 찬양하는 ‘에필로그’. 이들의 존재 자체가 위로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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