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엔 우리 기독교 지도자들이 군중 속으로 들어갔으면 합니다.

필자는 40여 년 동안 한국에서 목회하면서 항상 “나는 만년 여당이야!!”라는 구호를 외치며 목회를 했습니다. 그렇기에 정치 성향 때문에 성도들과 문제가 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가끔 선거 시절이 되면 후보자들이 찾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항상 이기는 사람의 편입니다. 금번 선거에 이기고 오시면 내가 한 턱을 내겠습니다”라고 하면서 가볍게 인사를 하고 또 격려를 합니다. 그런데 혹자는 진짜 당선된 후에 찾아와 “목사님의 말대로 이기고 왔습니다”라고 합니다. 그러면 축하하고 격려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가장 고통스러운 때도 있었습니다. 12.12 사태로 집권한 지도자 때문이었습니다. 그 당시 지도자는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고,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나의 제자들 중에서는 옥중생활을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기도를 할 때도 그 지도자를 저주하고 싶은 마음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도생활까지 크게 지장을 주어 저는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하루는 기도 시간에 하나님께서 저에게 영감을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내 마음 속에 강한 충격을 주셨습니다. “내가 허락한 것이다.”

며칠 후 그 충격에 순종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 지도자를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고, 그 이후 투표와는 상관없이 결과에 항상 순종하였고, 계속 ‘만년 여당’을 하는데 별 지장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내가 투표한 지도자나, 지지를 하지 않는 지도자나, 나와 성향이 같은 지도자나 나와 성향이 다른 지도자나 상관없이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로 인정하고 잘 되기를 위해서 기도합니다. 그리고 공식적인 자리에서나 혹은 글로 표현할 기회가 오거나 국가의 정점에 있는 지도자를 폄하하는 글이나 말을 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나의 생각이 꼭 옳은 것은 아니다”라는 신념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목회할 때, 한 번은 연말 당회에서 2개월간 기도하며 준비한 나의 목회계획안이 부결된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기꺼이 그리고 기쁨으로 받아들이고, “순종하겠습니다”라고 받아들였습니다.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장로님들에게 이렇게 부탁했습니다. 

“저의 생각이 틀렸다고 인정하겠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이제 우리 교회 장로님들도 앞으로 저와 같이 나의 의견이 다수결로 부결될 경우에 기꺼이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승복하고 순종해 주셨으면 합니다.”

최근 경향신문에서 한국 정치컨설턴트 박성민씨의 글, ‘한국의 주인이 바뀌고 있다’는 글에서 망하고 있는 보수의 중심에 한국 기독교가 있다는 말에 공감 했습니다. 지금 한국 대통령은 8개월간 변함없이 70%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잘한다는 칭찬을 듣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우리 기독교 지도자들만은 거꾸로 70% 이상이 거부하는 듯 합니다.  아마 우리 한국 기독교인들의 70%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지도자만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면 과연 불신자들의 인식에 큰 오해를 주는 역효과가 나오지 않을까 염려가 됩니다.

또 그렇게 다른 생각을 강단에서 강렬하게 외치면 그 70%의 청중 속에 있는 분들은 상처를 받든지 아니면 조용히 그 자리를 떠나든지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그렇기에 교회 지도자들은 나의 정치의견은 투표소에서만 표현하고, 강단에서는 복음만 전파하여 70%의 국민들이 복음을 받아들이는 데 지장을 주지 않는 지도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내가 정치지도자 때문에 마음이 불편할 때, 내가 틀렸기 때문이거나 혹은 그 지도자를 하나님이 세우셨다고 인정할 수는 없습니까?

2018년에는 그런 겸손한 생각으로 나를 잘 통제하며 사는 교회 지도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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