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에게 설교를 묻다 <14> 스펄전 (2) - 한국성결신문 한국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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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에게 설교를 묻다 <14> 스펄전 (2)
라크강은 강단으로 흐른다
[1119호] 2018년 01월 04일 (목) 16:27:02 손동식 목사(하저교회) webmaster@kehcnews.co.kr

   
    손동식 목사
아뿔싸! 스펄전의 기념비적인 세례 장소인 라크강의 진입로는 예상과 달리 개인 소유의 사유지였다. 진입로는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도록 나무문으로 굳게 걸어 잠겨 있었다. 포기할까 하다가 용기를 내어 진입로의 땅주인을 수소문 해 결국 양해를 구했다.

굳게 잠긴 문이 열리고 질퍽거리는 낮은 갈대숲을 지나 100m 정도 걸어가니 베일에 싸인 보물처럼, 마침내 긴 세월의 숨은 라크강을 만날 수 있었다. 넓은 벌판을 조용히 굽이쳐 흐르는 그 강은 나룻배로 강을 건너던 스펄전 당시의 모습과 다소 달랐지만, 그 날 세례를 받던 거인의 심정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아무 인적없이 바람만이 맴도는 그 적막한 벌판, 그 강물 앞에 홀로 서서 스펄전의 전기문를 꺼내 들었다. 

스펄전은 그 겨울, 그 혹독한 눈보라를 통해 아틀리히 거리 한 작은 교회에서 무명의 평신도 설교자를 통하여 극적으로 회심하였다. 그렇게 회심한 스펄전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라크강에서 세례를 받았다. 1850년 5월 3일, 스펄전은 아침 일찍 일어나 두 시간동안 진지한 기도를 드리며 자신의 삶을 그리스도께 헌신하기로 결단했다. 그리고 좁은 시골길을 따라 무려 13km를 걸어 라크강의 아일럼에서 캔트로우(W. Cantlow) 목사에게 세례를 받았다. 스펄전이 세례를 받던 그 날은 비록 5월이었지만 영국의 봄이 그러하듯, 여전히 스산하고 쌀쌀한 바람이 부는 날이었다. 스펄전은 그 날의 기억을 이렇게 회상한다.

“넘실대는 강물 속으로 들어갈 순서가 되었을 때 살을 에는 듯한 바람이 불어왔다. 그러나 몇 발자국 안으로 들어가서 나룻배에 탄 사람들과 양편 강가에 늘어선 사람들을 보자 하늘과 땅과 지옥이 나를 응시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순간 그곳에서 어린양을 따르는 자로 내 자신을 고백하는 것이 전혀 부끄럽지 않았고 소심함은 금세 사라졌다. 그 후로는 그런 감정을 결코 느낀 적이 없다. 또한 침례식 후 어떤 말이든 담대히 할 수 있게 되었고 수천가지 두려움을 라크강에 버리고 왔다.”

이후, 스펄전의 설교사역이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시작되었다. 스펄전은 세인트 앤드류 침례교회를 출석했는데, 이 교회에는 인근의 작은 교회들을 설교로 돕는 ‘평신도 설교자 연합회’(Lay Preachers’ Association)가 운영되고 있었다. 스펄전은 불과 16살의 나이에 이 연합회의 회원으로 시골 여러 마을에서 정기적인 설교 사역을 시작하였다.

이 소년 설교자의 구령의 열정은 너무나 뜨거운 것이어서 기록에 따르면 스펄전은 자주 하루 종일 일한 후 12km를 걸어가 설교하곤 했다. 또한 심한 비바람이 치는 밤이면 소년 스펄전은 긴 방수 장화와 외투로 무장하고 등불을 들고서 캄캄한 시골 들판을 가로질러 설교처로 걸어가곤 했다.

전해오는 한 이야기는 스펄전의 열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 번은 날씨가 너무나 스산하고 험악하여 마을 사람들은 이 소년 설교자가 예배를 인도하러 절대로 자신의 마을에 오지 못하리라 예상하였다. 그래서 마을사람들은 그날 예배당에 가지 않았고 스펄전이 도착했을 때 예배당에는 한 사람도 없었다. 스펄전은 돌아가지 않고 집집마다 찾아가 사람들을 불러내어 함께 예배를 드렸다.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함께 살던 라크강의 기억은 박물관에 박제된 죽은 화석이 아니다. 그것은 매일매일 새롭게 오늘 우리의 강단과 설교자의 심장으로 흘러가야 하는 생명의 강물이다. 그 강물에 매일 몸을 적시는 설교자만이 진정 설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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