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단의 각 지방회가 막을 내렸다. 지방회의 새 임원진을 뽑고 1년 동안의 살림살이의 틀인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어떤 지방회에서는 총회의 일꾼이 될 후보들을 추천하였다. 그 외의 각 지방회의 결의 사항들의 면면은 문준경 전도사 순교기념관 건립 후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복귀안 상정, 작은(미자립) 교회 지원 적극 모색 등이다. 특별한 이슈가 없는 까닭일까. 결의안만 보면 그 지방회가 그 지방회 같다.  

▨… 총회 대의원을 뽑는 선거 때문에 지방회 일정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켜야만 했던 어느 젊은 목사가 볼멘 소리로 구시렁댔다. “총회 대의원 뽑는 선거 순서를 무엇보다 먼저 하면 좋지 않아요. 하루 종일 하는 일 없이 앉아 있기도 고역인데…” “왜? 기권하면 되잖아?” “감찰장 목사님 대의원 가셔야 하는데 어떻게 빠져요! 그러면서 한마디를 더 이었다.

▨… 그에 의하면 목사·장로들이 모여서 하는 일 가운데 가장 세속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일이 지방회라고 한다. 어떤 지방회의 목사는 목사들끼리 ‘고스톱’을 쳤다고 해서 징계에 걸렸다지만 몇 푼 안 되는 작은 교회 지원금 때문에 뭉기적대며 자리를 지키고, 총회 대의원 자리 때문에 성결성을 잠시 접어두고, 노른 자위(?)에 눈독 들이느라 영성은 당회장실에 잠깐 모셔둔 모습이 ‘쓰리고’를 외치는 사람의 모습처럼 양보란 전혀 없다는 것이다.

▨… 현자의 돌(Philosopher's Stone)이라는 말이 있다. 아직 과학이 발달하기 전, 연금술사들은 철이나 구리 같은 일반 금속을 금으로 바뀌도록 만들 수 있다는 마력의 돌이 있다고 믿어 그 돌을 찾기 위해 평생을 던졌었다. 우리 교단 안에서 누군가가 그 현자의 돌을 찾아냈으면 하고 바란다면…. 망발인가. 필요한 만큼 감투도, 노른 자위도, 작은 교회 지원금도 마련해낸다면 지방회의 세속화는 한결 걷어낼 수 있을 텐데.

▨… 예수님은 현자의 돌이 아니라 건축자가 버린 모퉁이의 머릿돌(행4:11)이시다. 목사가 현자의 돌을 찾는 연금술사일 수는 없다. 그것을 모르는 목사도 없다. 그러나 다시 한번 자문해보자. 머릿돌이신 예수를 현자의 돌인 것처럼 착각한 적은 없는지. 오늘의 한국교회, 그리고 우리 지방회의 모습이 이런 질문을 되뇌게 만들지는 않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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