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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시론> 계대목회, 무엇이 문제인가
[1118호] 2017년 12월 27일 (수) 19:06:44 이정근 목사(유니온교회 원로) webmaster@kehcnews.co.kr

   
담임목사직 세습문제로 또 한 번 한국교회와 사회가 폭풍에 휘말리고 있다. 이번에는 명성교회가 지진의 진앙지였다. 새벽기도회로 세계를 향한 한국교회의 대표적 얼굴이었기에 실망도 그만큼 더 크다.   

미주한인교회에는 담임목사직 세습으로 크게 문제된 사례가 별로 없다. 목사 부족을 생각하면 오히려 세습이라도 해 주면 좋을 형편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교단 대부분은 일단 세습목회에 제동을 걸고 있다. 신학자들도 대물림목회에 대하여 일제히 반대하고 정죄한다. 비성경적이고 하나님의 뜻이 결코 아니란다. 세습으로 인하여 기독교가 자칫 혐오종교로 전락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생명구원의 근본사명을 스스로 포기하는 길이 된다. 세습목회는 순기능보다도 역기능이 더 크다는 판단들이다.  

그러나 세습목회를 도매금으로 금지하는 것은 바른 주장이 아니다. 특히 신학자들이 앞장서서 일제히 정죄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곡학아세(曲學阿世)요 대증요법일 뿐 근본원인을 제거하는 처방은 아니다.

우선 세습목회라는 용어를 ‘승계목회’이거나 ‘계대목회’라고 해야 한다. 계대결혼제도도 있지 않은가. 아무튼 계대목회를 엄금하는 것은 ‘기회균등’ 원리에 맞지 않는다. 목사의 자녀라 해서 제척사유가 될 수는 없다. 계대목회는 분명히 부작용도 있지만 순기능도 상당히 크다. 아브라함, 아론도 계대목회를 했고, 예수님도 친인척에게 중요부서를 맡기셨다.

그런데 계대목회가 왜 문제인가. 근원적 이유를 따져보면 한 마디로 ‘성직의 타락’이다. 담임목사직이 ‘특권층’으로 이해된다. 그 직위가 초대교회에서처럼 더 이상 십자가 지고 순교해야 하는 자리가 아니다. 말하자면 왕십자가 지는 자리여야 할 당회장 직분이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한’ 탐욕의 자리, 섬기는 자리가 아니라 섬김을 받는 자리로 타락했다. 왜 대형교회 계대목회는 공격의 대상이 되고 미자립교회는 별문제가 되지 않는가의 대답이 거기 있다.

그런데 미국교회에는 벌써 목사자원이 모자라서 교회의 앞날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유럽에서는 더 일찍이 목회자 기근을 겪었다. 유명한 신학대학원들이 지망생이 없어서 폐문 위기이다. 그렇게 되면 목사의 자녀들에게 십자가를 지워야 될 형편이다. 따라서 계대목회는 전면금지할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장려해야 할 상황이다. 선정절차의 공정성만 보장된다면, 곧 ‘하나님과 사람에게 모두 은혜로운 결정’이라면 누구나 그 후보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 계대목회는 계대결혼처럼 상황적 문제이지 만고불변의 획일적 원리가 결코 아니다.

캐나다 토론토 근교의 민중교회(People’s Church)를 방문한 적이 있다. 매우 큰 교회였다.  그런데 아들이 계대목회를 했다. 원래 선교사 소명을 받고 외국선교 준비 중이었다. 그런데 아버지 목사가 은퇴했고, 교회 이사회(당회)에서 후임자 단일후보로 아들 목사를 결정했다. 그랬더니 아버지가 극구 반대했다. 게다가 아들은 더욱 완강히 반대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어찌 바꾸겠느냐 였다.

‘어디 선교는 다른 나라에 가서만 해야 합니까? 아들 목사님은 우리 교회 안에 계셔서 더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시는 담임목사가 되어 주셔야 하겠습니다.’ 이사들의 이구동성이었다. 그래서 억지로 끌려와 담임목회자가 되었다. 물론 아버지 목사의 영향력은 전혀 없었다. 그런 뒤에 그 교회는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래서 저는 이 교회 안에 있는 선교사가 되었고, 교회 밖으로 1,000명 넘는 국내외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그 담임목사는 건물관리집사보다도 더 허름한 중고차를 타고 다닌다. 그런 것이 세습목회라면 얼마나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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