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계명

이성훈 목사
농사짓기를 자처한 아들이 아버지가 하시는 쟁기질이 시덥쟎아 보였던 모양입니다. 벌떡 일어나더니 자신이 해 보겠다고 나서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웬일인지 보기에는 그토록 쉬워보였던 쟁기질이 쟁기를 다루는 것 조차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겨우 겨우 쟁기질을 하였지만 아버지가 쟁기질을 한 골과 자신이 한 골의 차이가 부끄러울 정도로 차이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쟁기질을 한 골은 일직선으로 곧게 길이 나 있는 반면, 자신이 쟁기질을 한 골은 마치 뱀이 지나간 것처럼 삐뚤 삐뚤하여 자신이 보기에도 다시 갈아야 할 정도였습니다. 아들은 아버지가 한 쟁기질의 골이 일직선으로 곧게 나 있는 이유를 여쭈어 보았습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아들에게 쟁기질을 할 때 건너편 한 지점을 택하여 오직 그곳만을 바라보며 쟁기질을 하는 것이 골을 곧게 하는 비결임을 가르쳐 주었다고 합니다.

삶이라고 하는 쟁기질을 할 때에 건너편 한 곳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아담과 하와의 원죄로 인하여 우리는 한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시력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목표를 제대로 볼 수 있는 능력도 상실했습니다. 우리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한 곳을 바라보는 시력 즉 인생관입니다.

어떤 인생관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느냐에 따라서 우리 인생의 골은 삐뚤삐뚤 하게 날 수 도 있고, 곧게 길이 날 수도 있습니다. 만일 삐뚤삐뚤 하는 인생의 골이 아닌 곧은 골을 내기 위해서는 바른 인생관이 있어야 합니다. 신기루와 같이 있다가 없어지는 돈, 세상, 건강, 지식, 권세, 명예에 내 인생의 관(觀)이 있다면 그 인생은 반드시 모든 쟁기질을 마치고 난 다음에는 후회하는 인생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시내산에서 율법을 주실 때 모두 10가지 계명을 주셨습니다. 10가지 계명 중 첫 번째 계명인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을 네게 두지 말라”(출 20:3)는 계명은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우리 인생의 관(觀)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을 네게 두지 말라”(출 20:3)는 말씀에서 ‘나 외에는’이라고 하는 말은 히브리어로 ‘알 파나이’입니다. 

이 말을 직역하면 ‘너는 내 앞에서’ 혹은 ‘내 얼굴 앞에서’입니다. 자칫 이 말은 오직 하나님 외에는 다른 신의 존재를 부인하는 말로 들릴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이 말은 다른 신들의 존재를 부정하는 말이라기 보다는 하나님 앞에 직면해 있는 인간의 실존을 나타냅니다. 즉 우리의 인생관에 대한 분명한 지침으로서, 하나님 앞에서 분명하게 우리의 인생의 관을 정하라는 촉구입니다.

하나님을 섬기고 교회는 다니는 듯 하나 은근히 아니면 노골적으로 하나님을 무시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내 안에 우상을 하나 깊이 숨겨두고 하나님 앞에 서 있는 듯 하나 그 우상을 애지중지하며 섬기며 살아갑니다.

예수님을 오래 믿었기 때문에 내 안에 하나님이 계실 것이라는 착각이 있습니다. 그러나 실은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돈이라는 신, 세상의 권세라고 하는 신을 두고 살아갑니다. 마치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 앞에 서 있는 듯 하나 다른 신들을 마음에 두고 살아갔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므로 제 1계명은 곧 우리가 인생이라고 하는 쟁기질을 한 후 결코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아가는 하나님의 첫째 되는 원리입니다. 우리 인생의 관(觀)입니다. 우리 크리스천의 인생의 관(觀)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중심이 되셔야 합니다. 사람이 중심이 아닌 내가 중심이 아닌 오직 예수 그리스도 외에 다른 신을 두지 않는 것, 이것이 첫째 되는 계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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