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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칼럼> 뛰며, 걸으며, 생각하며
[1112호] 2017년 11월 15일 (수) 18:33:20 임창순 장로(장충단교회 명예) webmaster@kehcnews.co.kr

   
        임창순 장로
사람은 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살고 있습니다. 어찌 사람 뿐이겠습니까?
살아있는 모든 동물은 물론, 심지어 땅에 뿌리를 둔 온갖 식물도 수분을 빨아 올리며 조금씩 성장하는 것도 그것이 움직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바위같은 무생물만이 천년만년 요동하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사람에게는 누구나 덜 움직이고자 하는 속성이 있습니다. 어찌 보면 ‘불로소득’이란 말과도 상통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이들어 몸이 쇠약해지면 어쩔 수 없이 그렇다 치더라도, 혈기 왕성해 천하라도 삼킬 듯 새파랗게 젊은 청소년들 중에도 언제 어디서든 시도 때도 없이 이어폰을 꽂은채 ‘손가락운동’ 은 열심히 하면서 신체운동은 단 한발짝도 걷기를 싫어하는 모습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아청소년비만’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옛날에는 배 나오고 뚱뚱하면 ‘사장님’이라고 부러워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비만이 만병의 원인이라고, 경쟁적으로 다이어트도 하고 열심히 운동하면서 땀을 빼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성경에는 ‘종신토록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을 수 있고, 얼굴에 땀이 흘러야 식물을 먹고 필경은 흙으로 돌아 갈 것(창 3:17, 19)'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필자는 젊은시절 주말만 되면, 근교 높고 낮은 산을 찾아 열심히 등산도 했지만, 요즘은 매일아침 일찍 일어나서 기본체조하고 윗몸 일으키기 30번을 한 후 밖에 나가서 동네길을 뛰며 걷기를 하는것이 전부입니다. 특별히 헬스장 같은 곳은 가본 적이 없고, 비싼 운동기구나 장비도 갖춘 것이 없습니다. 그러니 운동을 위해서 돈 들어갈 일이 없는 것이지요.

계절에 따라 더우면 더운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산책을 위해서 이른 새벽 인적이 뜸한 새벽 미명에 집을 나서면, 맨 먼저 나를 반겨주는 것이 가로등 조명아래 여기저기 귀뚜라미와 풀벌레들이 목청껏 외쳐대는 대 합창소리 입니다. 이는 나름대로 자기들의 존재를 과시하기 위한 수단일 수도 있겠지만, 여기에 인근 숲속에서 간헐적으로 굵은 베이스로 부엉이 소리가 가미되면, 이는 영락없는 유명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대 하모니 연주처럼 느껴저 크게 박수라도 처주고 싶은 심경이 되기도 합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보는 숲과 풀, 나무들이건만 하나님의 창조묘미는 늘 새로운 느낌을 갖게 합니다. 한번 흘러간 물은 다시 거슬러 올라오지 못하고 늘 새로운 물이 흘러 내려오듯, 지금의 오늘은 지나간 어제의 오늘이 아님을 생각하게 됩니다. 약 한시간을 뛰며 걷기를 계속하면서 몸은 열심히 운동을 하지만, 두뇌는 쉴새 없이 이것 저것을 끊임 없이 반추하게 됩니다.

바로 어제 있었던 일입니다. 주일아침 다소 쌀쌀한 이른 시간에 교회에 갈 때 전철을 탔는데, 한가한 객차 안에서 출구에 가까운 칸으로 이동하던 중, 앞 칸에서 한 중년 여인이 일어나 열려진 무거운 철재 출입문을 힘겹게 닫고 돌아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만약 내가 그 여인의 모습을 보지 않았더라면, 바쁘고 귀찮다는 생각에 문을 열어둔 채 그냥 지나갔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도 그녀와 똑같은 행동을 한 적이 여러번 있었고, 그런데도 문을 열어둔 채 그냥 지나가버리는 사람을 보면 속이 상해 다시 일어나 닫기도 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문을 닫고 돌아섰을 때 그녀는 나를 보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숙여 무언의 인사까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틀림없이 나의 행동을 주시하며 ‘문을 안 닫으면 어쩌나’라는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나는 마땅히 했을 사소한 배려에 상대방을 안심시키고 잠시나마 기쁨을 줄 수 있었다는 생각에, 하루종일 기분 좋은 날을 지낼 수 있었습니다.

오늘도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친절과 겸양의 모습으로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갈 것을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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