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회 신촌포럼
개혁 지향점 제안

제37회 신촌포럼(대표 이정익 목사)이 지난 10월 19일 신촌교회 아천홀에서 열렸다. 1997년 출범 후 ‘신학과 목회의 이원화 현상’, ‘주 5일 근무, 목회의 새로운 패러다임’, ‘교회에서 2세 교육’ 등 사회의 변화를 되짚어보고 교회의 역할을 제시해 온 신촌포럼은 이번엔 현대교회의 개혁 지향점을 모색했다.

이날 강사로 나선 이말테 교수(루터대)와 민경배 교수(백석대 석좌)는 ‘다시 초심으로’란 주제로 종교개혁 50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돌아보고 현대 교회가 지향해야 할 개혁에 대해 논했다.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 종교개혁

▲ 이말테 교수
첫 발제자로 나선 이말테 교수는 “종교개혁을 교회개혁으로만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500년 전 종교개혁자들은 종교뿐만 아니라 교육과 사회, 문화와 정치는 물론이고 경제에까지 큰 영향력을 미쳤고 이로 인해 유럽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던 자양분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종교개혁 당시 문맹률이 90%가 넘을 정도로 일반인들에게 글을 읽는다는 것은 어려운 문제였지만 루터가 일반인을 위한 라틴어학교를 세우면서 모든 사람들이 성경을 읽게 되었고 이후 독일 수준별 학교 시스템의 바탕이 됐다”며 “루터의 제안으로 시작된 교육 열정은 개신교회의 특징이자 항상 교육을 중시하게 된 개신교 선교의 시초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세 수도회 예배에서 찬송은 사제들과 스콜라라는 전문 합창단이 담당했고 악기 사용이 금지되었지만 루터는 스스로 30곡의 찬송을 작곡하고 악기 사용을 허락했다”며 “이로 인해 회중들이 예배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덧붙였다. 

또 이 교수는 종교개혁이 개인의 존엄성 회복과 민주주의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역설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중세 가톨릭은 사제들의 중보가 없이는 구원을 얻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성찬을 희생제사로 해석하면서 매일 짓는 죄를 사함을 받기 위해서는 성찬을 집례하는 사제들의 권위가 크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는 “루터는 칭의론과 만인사제직을 통해 모든 교인들이 직접 하나님께 기도드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며 “이로 인해 인간의 존엄성이 회복되고 모든 이들이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역사적으로 계몽주의가 민주주의에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각 개인의 책임과 존엄성을 강조하는 종교개혁의 신학사상 없이 계몽주의가 등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와 우리의 신앙’ 회복해야

▲ 민경배 교수
민경배 교수는 “종교개혁의 핵심은 중세 로마 가톨릭교회의 실체와 속성, 두 가지에 대한 개혁운동이었다”며 “특히 루터는 기독교와 교회가 항상 참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으며 ‘종교개혁적’인 개혁은 어떤 것인가를 돌아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 교수는 제3자가 아닌 ‘나와 우리’의 신앙이 루터가 강조했던 종교개혁이 의미를 담고 있다고 역설됐다. 그는 “신앙은 나의 것이면서 동시에 우리의 것이 되어야 한다”며 “내가 입을 열어 신앙을 고백하지만 신앙의 실천은 옆에 있는 공동체와 함께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사회와 교회를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북핵문제, 이념적 갈등, 적폐 청산, ‘갑질’로 인한 사회적 비용 문제 등이 대한민국 사회 전체에 불안과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갈등구조의 양편이 모두 무릎 꿇을 수밖에 없는 거대 권위가 정립되지 않고선 실로 암담한 현실이 이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연합기관조차 통합을 이루지 못하고 수백개의 교단이 분열을 거듭하며 교회에서 명예와 권세, 돈이 목전의 야망으로 남아 있는 한 한국교회 역시 미래가 없다”며 “‘그리스도의 왕권’이라는 모두가 경외할 수 있는 거대 권위를 세우기에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민 교수는 “종교개혁은 기독교의 역사 내 존재 그 프레임을 추명하게 설정한다”며, “교회는 구약의 지성소가 아니다. 교회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신적 기관이지만 거기에 모이는 사람들은 다 허물 많은 인간들”이라고 주장했다. 또 “교회는 신적 기관이지만 인간적 조직이라 한다”며 “따라서 교회는 성도들의 모임이지만 동시에 죄인들의 모임인 것이다. 그래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신촌포럼 단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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