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가 다가왔다. 추석은 한해 농사를 끝내고 오곡을 수확하는 시기이므로 명절 중에서 가장 풍성한 때다. 한 해의 추수로 풍성한 수확과 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절기다. 그래서 한가위는 명절 중에서도 가장 풍성한 명절로 꼽힌다.

오랜만에 10월에 맞는 추석은 휴일이 겹치면서 여유롭게 보낼 수 있게 됐다. 이번 추석명절은 그야말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가족들과 정담을 나눌 기회가 돼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 그리스도인은 민족의 명절, 추수 감사의 절기인 추석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우선, 가족과 함께 하나님께 감사의 예배를 드려야 한다. 원래 우리 민족은 가을 추수에 대한 기쁨의 행사로 추석을 맞았다. 그해 처음으로 수확한 곡식과 과일에 대하여 하늘에 감사를 드리며 서로 음식을 나누는 전통에서 추석이 비롯되었다. 여기에 유교문화권 속에서 종교의식이 가미되어 조상들의 은덕을 감사하며 성묘를 하고 제사를 지내온 것이다.

그렇지만 기독교 전통에서는 차례를 드리지 않고 그것을 대체하는 민속 명절 예식을 드린다. 가정을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고 선조에 대한 추모로 대신하고 있다. 이 예식은 선대의 삶과 신앙을 기리고 그들이 남겨놓은 신앙유산에 대해 감사하는 의미가 있고, 이러한 혈연을 맺을 수 있도록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는 것이 핵심이다.

그렇기 때문에 추석명절에는 하나님께 찬송을 드리고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것이 마땅한 도리다. 열심히 농사를 지어서 한 해의 수확물을 거둘 수 있음은 단지 자기의 노력에 따른 것일 뿐만 아니라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햇빛과 비를 내려준 하늘의 은혜라는 것을 고백 드리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추석이 유교의 전통에서부터 왔기에 기독교인들은 굳이 추모예식을 드리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초기 기독교인들은 박해 때문에 순교한 사람들을 기리며 그들의 신앙의 모범을 배우는 추모예식을 드렸다. 그렇기에 감사와 추모행위 자체가 기독교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추모를 할 때 돌아가신 분들께 절을 하거나 음식을 준비해 묘소나 영정 앞에 상을 차려놓는 행위는 금기사항이다.

추석에는 땀 흘려 얻은 풍성한 수확을 가족과 이웃과 함께 기뻐하며, 가난한 이웃들과 함께 수확한 결실을 나누는 것이 또 다른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올해 추석은 풍성함을 기원하는 마음과 달리 체감적으로 느끼는 경기는 여전히 싸늘하다. 장기화한 내수 침체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서민들에게는 추석 나기가 팍팍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럴 때일수록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명절을 보내야 한다. 한 해의 수확을 감사하는 마음은 그 수확을 이웃과 나누려는 마음을 잃었을 때 참된 감사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 번쯤이라도 이웃을 돌아보는 마음을 갖는 것이 한가위를 맞는 우리 민족에게 주는 하나님의 당부이다. 우리가 이웃에게 눈을 돌리고 우리가 받은 것을 이웃과 나누기 위해 마음을 쓴다면 우리 곁에 있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 그리스도인은 고향 교회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최근 교계 일각에서는 추석을 맞아 고향교회에서 예배드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고향교회를 찾아 신앙 안에서 교제를 나누고 하나님께 감사헌금을 드리며 기도로 교회를 격려하자는 것이다.

이번 추석에는 가족을 찾아 함께 하면서 가족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고 가족 문화를 바꾸어 가는 노력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길이며 추석을 가족 행복의 축제로 만드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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