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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가 세운 특수학교 가장 많아
배제 아닌 통합과 공존 문화 만들어야
서울 특수학교 수 15년째 제자리
집값 하락 특수학교와 상관 없어
장거리 통학 등 불편함 상상 초월
장애인 교육권, 교회가 방패막 돼야
[1105호] 2017년 09월 20일 (수) 15:40:35 황승영 기자 windvoic@hanmail.net

개화기부터 장애인 교육과 선교를 주도해온 한국교회는 최근까지 장애인 인식 개선과 함께 수화 점자 교육 등 장애인 교육에 앞장 서왔다.

기독교 특수학교가 여전히 많아
1964년 기독교학교인 연세대학교가 세브란스병원 내에 국내 최초로 지체장애학교(현 연세대 재활학교)를 만들었다. 최초의 지적장애학교도 기독교 재단에서 시작됐다. 1966년 개교한 대구 보명학교가 국내 지적장애인의 교육의 시대를 열었다.

특히, 장애 영유아만을 위한 특수교육은 기독교가 독보적이다. 장애유아만을 위한 특수학교는 전국에서 서울에만 4곳 있는데 모두 교회계열에서 운영하고 있다. 신대방동 광성성결교회의 누리학교, 풍납동 광성교회의 하늘빛학교, 사직동 수도사랑침례교회의 수도사랑학교, 그리고 한빛사회복지재단(기독교)의 첫 시각장애유아학교 효정학교이다. 이처럼 전국 특수학교 중에서 기독교 정신으로 세운 특수학교가 가장 많은 걸로 알려져 있다. 물론 교회 내에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오해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지만 기독교 초기부터 장애인 복지와 교육에 꾸준하게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장애학생의 70%는 특수학교 못가
그러나 특수학교는 여전히 부족하다. 장애학생의 70%는 특수학교를 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애학생 수는 계속 늘어나는데 특수학교의 증설은 느림보 걸음이기 때문이다. 올해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8만 9,000여 명이다. 2013년에 비해 2,700여 명이 증가했다. 하지만 이 기간 특수학교는 162개에서 173개로 11개 느는데 그쳤다. 전체 장애인 학생의 3분의 1도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의 29%(2만 5,789명)만 특수학교를 다니고, 나머지 71%(6만 3,555명)는 일반학교를 다닌다는 이야기다.

다른 지역에 비해 상황이 좋다는 서울조차 장애학생의 35% 수준이고, 특수학교가 없는 자치구도 8곳이나 된다. 2002년 이후 지난 15년간 전국에서 특수학교는 37곳이 설립됐지만, 서울 지역은 단 1곳만 늘어났다.

충남의 경우, 15개 시군에 특수학교가 6개 밖에 없다. 장애인들은 최소한의 교육기회마저 박탈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수학교=혐오시설’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전국적으로 특수학교 설립을 막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애학생 불편 상상 초월
장애학생의 불편은 상상을 초월하는데도 교육적으로 더 소외되고 있다. 특수학교 수가 적다 보니 중증 장애학생이 왕복 2시간 이상 통학하거나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장애학생 부모들은 집 가까이에서 교육받기를 소원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권익위원회가 2014년 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접수된 장애아동 교육 관련 민원을 분석했는데, 특수학교 설립 요청이 가장 많았다. 오죽했으면 “놀림을 받아도 좋고 맞아도 좋으니 집 가까운 곳에서 마음껏 교육시키고 싶다”며 장애아 학부모가 맨바닥에 무릎을 꿇고 눈물로 특수학교 건립을 호소했을 정도다.

현행 특수교육법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특수교육기관을 설립해 지역별, 장애 영역별로 균형있는 특수교육을 지원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특수학교가 증설되지 않으면서 균형은커녕 장애인 교육은 오히려 소외되거나 퇴보되고 있다.

특수학교 주변 집값이 떨어진다? “NO”
특수학교 설립이 필요하다는 건 모두가 공감한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필요하더라도 우리 동네만큼은 안 된다는 님비현상이 장애학교 건립에 가장 큰 장애가 되고 있다. 대표적 이유가 "특수학교가 설립되면 지역의 집값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올해 초 전국 167개 특수학교 인접지역과 비인접지역의 2006~2016년 땅ㆍ주택ㆍ아파트 가격을 변화를 비교했는데, 특수학교와 집값은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 강서구 공진초등학교 터에도 특수학교 대신에 지역 국회의원의 공약대로 ‘국립한방병원’을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교육용 학교용지에는 병원을 지을 수 없다는 것이 서울시 교육청의 입장이다.

장애인 행복추구에 교회가 응답할 때
특수학교 건립 반대를 슬기롭게 극복한 학교가 있다. 그 학교는 바로 성도들의 헌금으로 세워진 서울 일원동에 있는 ‘밀알학교’이다. 이 학교도 처음엔 주민반대가 극심했다. 인근 주민들은 부동산 가치가 떨어졌다며 행정소송과 함께 100억 원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낸 적도 있었다. 그러나 밀알학교가 카페·음악당·미술관 등을 주민들에게 개방하면서 이 학교의 밀알아트센터는 동네의 사랑방이자 문화공간이 됐다. 주민들이 장애학생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이들을 돌보기도 한다. 학교 측이 특수학교 건립을 결사반대한 주민과 소통하고 시설을 지어 개방하자 서서히 마음을 연 것이다. 

그래도 비장애인과 장애인 모두가 하나님의 형상을 담고 태어난 존귀한 존재라는 인식개선이 우선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에 계시는 동안 장애인 등 소외된 이웃을 섬기는 모습을 몸소 보여주셨다. 이런 가르침을 따라야 할 기독교는 어쩌면 장애인을 외면하거나 멀리할 수 없는 운명적 관계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장애인들을 단순히 돌보고 사랑해야 할 대상으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장애인 교육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교회가 먼저 응답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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