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말씀 묵상, 이대성 목사(강원서 해안교회)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우라 그리함으로 네가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1200m, 강원도 양구의 최북방 26km에 위치한 이곳 해안은 제4땅굴이 발견된 곳이다. 남방한계선에서부터 우리나라까지 1028m를 파고 들어왔을때 발견되었고 지금은 안보교육용으로만 이용되고 있다. 분단된지 벌써 58년이 흘러버린 지금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점차 잊혀져가는 옛 사건 정도로만 남아있다. 한 핏줄이면서도 사상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반세기 동안 서로가 적이 되어 반목하고 증오하며 살아왔다.

어릴적 반공교육 시간에 “무찌르자 오랑케 몇천만이냐…” 여자 아이들이 줄넘기 하면서도 불렀던 그 시대는 세계인류 평화를 한국이 다 책임진 것처럼 용감했던 시대였다.
수백만 명의 생명이 죽어갔고 수백만 명의 가족이 지금까지 그 고통과 아픔을 겪고 있으면서도 분단된 채로 살아가는 비극은 계속되고 있다. 남북간 이질화 현상은 회복할 수 없는 상태까지 왔고 실생활은 물론이거니와 정치 사회 하나에서부터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이질화 된 상태로 우린 서로에 대해 무지한 상태다. 지난 몇 년간 국민의 정부가 햇볕정책을 들고나와 화해와 협력, 북한의 변화와 평화의 구호를 외쳐댔지만 현재 남북간의 문제는 국민적 관심조차 멀어져있는 상태다. 이 시대에 한국교회들이 범하고 있는 가장 큰 죄는 무엇일까? 분열과 아픔이 지속되고 아직도 원수가 되어 서로 증오하며 이 오랜 비극과 아픔의 역사가 계속되는 것을 보고도 소극적으로 방관만 하고 있는 것이다.

동서독의 통일을 이룬 성과는 바로 오랜시간 동안 변함없는 서독교회의 헌신적인 노력과 사랑나눔운동을 통해 가능한 것이었다. 동독당국과의 협상을 통해 동독교회를 30여년간 조건없이 지원했고 동독교회에서 자라난 세대들이 80년대 말 탈냉전기를 맞아 정치적 세력인 노이에스 포럼 등으로 발전하여 결국 민주화 개혁을 주장하는 평화시위를 주도하게 된 것이다. 처음 5천명으로 시작된 이 시위는 급기야 전국적인 평화시위로 확산되었고 1백만 명이 참가하는 동베를린 시위로 발전하면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이다.
반세기 동안 철저히 황폐되어진 이 땅은 여전히 사단의 어둠의 권세에 사로잡혀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물들을 파괴시키고 왜곡시키는 악과 폭력, 증오, 살상, 인권유린, 기근 등 분열의 영으로 분단을 고착시키고 있다.  하나님은 이 황폐된 땅을 향한 화해와 일치의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계시다. 하나님은 모든 족속과 열방이 주께 예배하기를 원하시며 반드시 모든 족속이 하나님을 예배하게 될 것을 성경에 예언하고 있다.  그래서 예수님은 “나의 양식은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며 그의 일을 온전히 이루는 이것이니라”(요 4:34)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은 단순히 우리를 종교적 의무들을 행하라고 부르시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고 영적으로 황폐된 땅을 기경하여 회복시키라는 사명을 주신 것이다.

희망적인 것은 현재 남북관계가 바다와 하늘길이 열리고 있고 남한의 자본과 북한의 노동력과 기술을 통한 한민족 공동의 목적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이러한 단계적 과정들을 통하여 우리를 새로운 선교의 장으로 부르고 계신다. 이 역사적 선교의 초청은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하며 우리에게 위대한 소망을 주기에 충분하다. 수십년 동안 폐쇄된 공간안에 갇혀있던 지하교회와 성도들이 주의 음성을 듣고 일어날 때 이 민족은 다시한번 1907년 평양대부흥 운동과 같은 위대한 기적이 나타날 것이다. 동서독의 통일이 서독교회의 계속적인 도움과 기도의 열매이듯이 한국교회들이 다시 한번 북한동포를 섬기는 열정을 회복해야 한다.
원수 갚는 일은 우리의 영역이 아니다. 서로 증오하고 미워하기보다는 선으로 악을 이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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