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옥 목사
집사람이 LG 트윈스 팬이 된 것은 큰아들이 LG전자 TV간부가 되면서부터다. 경기란 이기고 지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LG가 패하는 날엔 우리집은 완전 저기압이 된다. 나는 원래 베어스인데 가정평화를 위해 불가불 LG를 응원하게 되었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전국 야구장은 뜨겁게 달아오른다. 어느 날 나는 야구장을 유심히 바라보면서 “야구장! 어쩌면 목회현장과 너무도 흡사하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첫째 야구장은 교회와 같다. 평소에는 텅 비어있으나 시합이 있는 날에는 표를 사면서 멀리서부터 모여든다. 극성팬은 타지역에서 몰려온다. 교회도 주일날이 되면 원근각처에서 교인들이 몰려온다. 아무리 시설이 좋아도 관중이 외면하면 경기장은 쓸쓸하고 교인이 외면하는 교회는 미구에 쇠락하고 만다.

둘째 관중은 재미있는 게임을 좋아한다. 자기편 선수가 홈런을 쳐주고 역전승 같은 극적연출을 기대한다. 교회도 성도들이 모여 하나님께 예배드리지만 모든 성도들은 그날 목사의 설교가 은혜롭기를 기도한다. 심령이 뜨거운 영적 은혜가 있든지 시원스럽게 웃는 등 예배에 감동이 따르기를 기대한다.

셋째 투수는 포수를 통해 전달되는 사인을 보고 그에 적중되는 볼을 꽂아 넣어야한다. 상대 타자를 요리하며 잡아내야 한다. 그것이 명투수이다. 목사도 마운드의 투수처럼 강단에 서서 깊이 있고 예리한 설교를 통하여 청중을 사로잡아 감동을 주고 회개시키고 성도들로 하여금 세상에 나가 승리할 수 있도록 은혜를 입혀야 한다.

넷째 야구선수들은 화요일부터 전국 경기장을 누비며 치고 달리고 뛰고 넘어지면서 치열한 경기를 치르다가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에는 비로소 쉬게 된다. 세상 사람들과 사뭇 다른 스케줄이다. 일반인들은 주말이라고 느긋한 마음이지만 야구선수들에게는 토, 일요일이야말로 흥행의 절정을 이루는 날이다. 마찬가지로 목사도 월요일은 쉬고 화요일부터 사역한다. 토요일은 긴장하면서 설교를 마무리하고 주일에는 사역의 절정을 이루어야 한다.

다섯째 야구나 목회나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화합하고 일치하며 감독의 지시에 따라 각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감독의 작전과 지시가 그대로 선수들에게 먹혀야 그 경기를 따낼 수 있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성부 성자 성령이 하나인 것처럼 담임목사와 사역자 그리고 온 성도들이 하나가 되고 마음과 뜻이 일치하여 화합하고 성령 안에서 이룩되는 평화와 사랑이 그 교회의 생명이다. 이것이 없이는 진정한 승리와 부흥은 기대하기 힘든 것이다.

여섯째 야구장의 뜨거운 응원과 교회의 성가대와 각종 찬양단이 흡사하다. 한국 야구장의 응원문화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파워풀한 치어걸들이 수만 관중을 이끌며 노래하고 춤을 추며 전관중이 때로는 물결 응원을 한다. 교회도 예배당마다 본성가대 찬양은 웅장하고 경건하지만 찬양단과 워십팀은 앞에서 온 성도를 영감과 감동의 세계로 몰입케 한다. 하나님께는 영광, 성도들에게는 은혜와 감동이 넘치는 것이 찬양의 시간이다.

마지막으로 각 팀은 봄부터 무더운 여름을 거쳐 가을 결산에 이르기까지 치열한 접전을 통해 승리를 쟁취하므로 스스로는 물론 구단과 사주 측의 위상을 높여주어야 한다. 그것이 거액을 투자하고 지원하는 구단에 보답하는 영예요 충성이라고 본다. 마찬가지 원리로 교회도 예배와 교육과 전도와 봉사와 헌신으로 위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세상과 이웃들에게 사랑을 실천해 보여주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 일본 대만 쿠바 한국을 막론하고 야구장은 계속 흥행을 이루어가는데 교회는 날이 갈수록 스산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인들이 그만큼 영적인 관심에서 등을 돌리고 있다는 평가만으로 자위하고 있을 수는 없다.

무슨 이유로든 돌아서는 교인들 탓만 하고 넋 잃고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는 점이 교회가 풀어야 할 오늘의 당면한 과제이다. 세상은 재미가 있고 흥미가 당기면 모이게 되어 있다. 그러기에 오늘 모든 교회는 무엇보다 교회와 멀어지고 흩어지는 교인들과 세속적인 현대인들에게 무엇인가 영적 관심을 유발시키는 작업을 시작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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