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인, 그리고 성경적인!

손동식 목사
런던에서 웨일즈 아베라본(Aberavon)을 찾아간 그 날은 비가 내렸다. 4시간 넘게 이동해 도착한 바다내음 물씬나는 그 곳에 예배당이 있었다. 시골 어촌에 위치한 크지 않은 그 교회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설교자로 평가받는 마틴 로이드 존스가 처음 목회를 시작한 곳이었다.

의사로서 최고의 출세가도의 길을 걷고 있던 야심만만했던 이 젊은이는 다메섹 도상의 사울처럼, 하나님의 강권적인 부르심에 굴복함으로 동료 의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황량한 웨일즈의 한 교회에서 그렇게 첫 목회를 시작했다.

부임 후, 로이드 존스는 사람들을 교회로 이끌기 위해 흥밋거리로 행했던 뮤지컬이나 음악회, 간증과 같은 당시 교회에서 유행하던 모든 활동들을 폐지시켰다. 왜냐하면 사도행전을 비추어 볼 때, 그러한 방법은 전혀 성경적이지 않으며,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참된 방법은 ‘성경적인 설교’ 뿐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로이드 존스는 사람들이 교회에서 얻어야 할 긴급하고 절실한 필요는 변형된 세상의 재미나 심리적 위안이 아니라 자신의 죄인됨에 관한 인식과 십자가 복음을 통한 생명임을 확신했다.

로이드 존스는 복음은 체험이나 경험에 기초한 것이 아닌 ‘위대한 객관적 사실’에 기초한 것임을 확신하고 강해설교를 시작했다. 자유주의 신학과 피상적 복음이 난무하던 당시 강단의 상황 속에서 철저하게 성경에 기반을 둔 그의 강해설교는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로이드 존스의 설교를 통해 지역의 무당과 주정뱅이를 비롯한 많은 불신자들은 물론이요, 형식적인 신자로 오랫동안 교회 생활을 하고 있었던 많은 이들에게 회심의 역사가 일어났는 데, 그중에는 그의 아내와 교회 사무원도 있었다.

로이드 존스의 아내 베단(Bethan)은 로이드 존스의 설교를 듣고 일어난 변화를 다음과 같이 고백하였다. “나는 남편과 목회 사역을 2년이나 하고서야 진정 복음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주정뱅이와 창녀와 마찬가지로 회심해야 할 죄인이었던 것입니다.”

로이드 존스의 사역에서 특기할 점은 많은 현대교회와 달리 오직 그리스도인으로서 분명하고 확실한 신앙고백의 증거가 있는 사람만 교회명부에 올렸다는 사실이다. 또한 로이드 존스가 겸손하여 그의 사역을 잘 드러내지 않았지만, 역사가 이안 머레이(I. Murray)가 말하듯, 그의 목회사역에서 ‘교회성장’이 아닌 성경적 의미에서 ‘부흥’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건들이 현저하게 일어났다는 사실이다.(베단이 쓴 ‘샌드필즈의 추억’ 참고)

한국교회의 위기는 숫자의 위기나 재정의 위기 이전에 설교의 위기이다. 웨슬리와 로이드 존스를 비롯한 거인들의 설교와 목회를 반추하며 확인하게 되는 비극적인 사실은 한국교회는 많은 이들을 ‘개종’시키는 데는 성공했을 지라도 ‘회심’에는 실패한 것 아닌가 하는 것이다.

설교의 왕자, 스펄전은 말한다. “모든 참된 회심들에는 본질적인 일치가 있다. 거기에는 자신의 죄에 대한 전적인 통회와 그것의 용서를 위해 그리스도를 바라보는 것이 있다. 그리고 거기에는 반드시 그의 전체의 삶에 영향을 주는 마음의 참된 변화가 있다. 만약 이러한 본질적인 요소들이 결여되어 있다면 그것은 결코 진정한 회심이라 할 수 없다.”

로이드 존스의 아내, 베단의 고백에서 보듯, 어쩌면 현대교회는 또 하나의 선교지이다! 예수 믿고 축복받았다는 부자의 간증이 아니라, 예수 믿고 자복하며 통회했다는 삭개오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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