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부부가 아기를 갖고 싶어서 DNA은행을 찾았다. 부부가 여러 번 의논했던 아기에 대한 조건을 기록한 서류를 직원이 컴퓨터에 입력하였다. 그 부부가 원하는 아기의 조건을 갖춘 DNA를 컴퓨터가 찾아냈다. 부부는 비용을 지불했다. 10개월 후에 어린 아기가 배달되었다. 이 이야기는 30년도 더 전에 생물학자 테오도시우스 도브잔스키가 바라본 미래상이다.

▨… 몇 해 전 우리나라의 한 대학연구소는 생쥐가 사람 유방암을 갖고 태어나게 했다. 유방암 완치의 신약이 개발될 계기를 맞았다고 언론은 한껏 치켜세웠다. 심장병이나 암과 같은 사람의 질병을 가진 생쥐를 태어나게만 한다면 그 질병 치료약은 쉽게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 이쯤되면 그 생쥐는 황금 암을 가진 생쥐로 이름 붙여져도 무방할 것이다.(참조 박병상·과학기술 이카로스인가 프로메테우스인가)

▨… 1978년 3월 ‘뉴욕 포스트’는 엄마 없는 아기가 탄생했다고 크게 보도했다. 세계 최초로 체세포 복제를 통해 태어난 포유류 돌리(Dolly)가 공개된 것이 1996년이니 인간 클론(Clone)의 탄생 보도는 엄청 센세이셔널 했었다. 아무도 이 아이를 본 사람이 없으니 믿을 수는 없지만 뉴욕 포스트의 보도이니 사람들은 계속 고개를 갸웃거렸었다.

▨… 현대사회는 이른바 과학기술사회이다. 산업혁명을 시발점으로 대량생산을 목표해 발전해온 과학기술은 이제 상품생산에만 머물지 않고 생명의 창조라는 레드라인까지 넘어서서 휴머니즘의 전통이 고이 지켜온 일체의 가치까지도 부정하기를 서슴치 않는다. 이 과학기술사회의 발전은 물질적 풍요는 약속하겠지만 종국에는 인간을 비인간화할 것이다.

▨… 사회학자 정수복은 “지금이야말로 ‘잘 산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때”이며 “이제 다시 인간 내부에 존재하는 신성을 되찾아야할 때”(우리는 어떤 사회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라고 지적해 주었다. 과학기술을 신(神)으로 여기는 이 시대 사람들의 눈을 가리우는 것으로는 교회의 설자리는 확보되지 않는다. 과학기술문명의 중심에 흐르는 하나님의 섭리와 의지를 오늘의 교회가 증언하지 못한다면, 비인간화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인류를 어떻게 구원할 수 있는가, 진화론적 인본주의에 맞설 준비는 하고 있는가. 자신에게 질문이라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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