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귀천 목사
요즘 동, 서양을 막론하고 가장 큰 사회적 이슈가 있다면 단연 동성애일 것이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동성 결혼을 합법화 한지 오래되었고, 지난 달 독일 의회가 메르켈 총리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투표를 통해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였다. 한국에서도 얼마 전 서울광장에서 퀴어축제(Queer Festival)가 있었고, 우리사회는 이를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또 한번 양분화 되어 갈등을 빚었다. 도대체 동성애가 가지고 있는 핵심 쟁점이 무엇이길래 우리 사회는 이토록 진통을 앓고 있는 것일까?

필자는 동성애가 죄라고 하는 신학적 입장이나 동성애자들도 인간으로서 존중 받아야 한다는 인권적 접근을 넘어 사회, 문화적 접근으로 동성애의 문제를 보기 원한다. 동성애는 그 자체만으로도 생물학적 자연 질서와 전통적인 결혼 관념을 파괴하는 역기능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동성애자들이 이런 역기능적 요소를 사회, 문화적 규범으로 정당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사회는 오랜 시간을 통해서 축적해온 사회, 문화적 규범이 있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은 다양한 과정과 매체를 통해서 이 규범을 배우고 익히는 사회화, 문화화를 경험하며, 그 결과로 그들은 이 규범을 지키는 범위 안에서 서로 상호작용을 해 나간다. 왜냐하면 이 규범은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약속이며, 이 약속을 지키는 것을 통해서 그들 간에 평화적 공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규범을 어긴 한 개인이나 집단은 이 규범을 구성하는 도덕, 관습 또는 법률에 의해서 판단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그들의 잘못을 깨닫게 되고, 생각과 행동의 교정을 통해서 다시금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그들이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교정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의 삶을 사회의 규범이라는 거울에 비추어 볼 때 자신들의 탈규범적 행위는 절대로 합법화되거나 정당화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이다.

동성애자들의 근본적 문제는 자신들이 가진 성 정체성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떠받치고 있는 ‘삶의 철학’을 사회, 문화적 규범으로 인정받으려는 시도에 있다고 본다. 우리가 알다시피 동성애의 역사는 거의 인류의 역사와 그 길이를 같이한다. 그만큼 동성애는 인류 역사 속에서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문제이다.

그러나 역사 이래 지금처럼 동성애가 사회, 문화적 규범을 해치는 강력한 도전을 한적이 없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필자는 동성애의 문제가 다양한 성적 경향성을 가진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까지 그들의 성적 경향성의 자유를 허락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본다.

지금 유럽에서는 동성애가 합법적인 성적 경향성으로 인정받은 이후에 ‘소아성애자’(Paedophile)들이 그들도 어린 아이들과 성적 행위를 할 권리가 있으며, 그것도 삶의 한 방식으로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서 ‘동물성애자’(Zoophilia)들이 또한 같은 방식으로 자신들의 성적 경향성과 삶의 방식을 합법화하고 정당화하는 캠페인을 벌일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다양한 성적 경향성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의 정당성을 위해서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이다. 동성애를 인정한 이상 이들의 요구를 거절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되어 가고 있다.

이 모든 일들의 시작은 오랜 기간 동안 유럽 사람들이 지식과 경험, 이성과 양심을 통해서 형성한 사회의 규범을 뒤엎고 동성간의 성적 경향성을 정당화하고, 결혼을 합법화 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이것이 동성애의 문제를 그것을 단순히 죄로 여기는 신학의 관점과 동성애자들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양분화 된 논의를 넘어 사회, 문화적 접근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한국 교회와 사회는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동성애와 관련된 사회, 문화적 문제들을 타산지석 삼아 현명하고, 올바른 결정을 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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