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7호> 땅 보고 걷는 아들에게... - 한국성결신문 한국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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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7호> 땅 보고 걷는 아들에게...
[1097호] 2017년 07월 12일 (수) 14:56:31 성결신문 webmaster@kehcnews.co.kr

▨… 땅 보고 걷는 아들에게 “하늘을 쏘아보며 걸어야 대장부다” 호통치던 평양 아바이. 함묵의 술잔 기울이다 느닷없이 ‘사랑하는 마리아’를 열창하던 로맨티스트. 거칠되 순정이 넘쳤고, 의리와 신의를 목숨처럼 중히 여긴 아버지가 오늘 유난히 그리운 건 ‘정치판이고 저잣거리고 씨알 굵은 사내는 찾아볼 수 없다’며 혀를 차는 늙은 어머니의 한탄 때문만은 아닙니다. 세파에 부서질세라 납작 엎드린 채 방황하는 우리네 모습에 한숨이 나오는 까닭입니다.

▨… 어느 일간지의 문화부 차장이 아들(사진작가 박기호)이 아버지(화가 박고석)를 추억한 이야기를 재구성한 것이 앞의 글이다. 행여라도 ‘하늘을 쏘아보며’, ‘함묵의 술잔’, ‘씨알 굵은 사내’ 같은 말들이 마음에 걸릴까 넓은 오지랖으로 사족을 단다면, 박고석은 본명 박요섭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독실한 신앙의 가정에서 태어난 평양산(1917-2002)이며 보이는 산을 넘어 가슴의 산을 그린 서양화가이다.

▨… ‘씨알 굵은 사내’ 타령을 한 박고석의 아내 김순자(89)는 산에 미쳐 산이 된 화가 박고석 때문에 평생을 가난에 쫓기며 살아온 이화인이다. 그녀는 주변사람들에게 늘 남편 박고석을 ‘몽골에서 온 손님’이라고 소개하였다. 그림 10장을 그리면 9장은 미련 없이 찢어버리는 남편, 가난한 친구(화가 이중섭)와 함께 살기를 고집하는 만년손님에게서 ‘씨알 굵은 사내’를 느끼는 마음을 요즘 사람들이 이해는 할 수 있을까?

▨… 씨알 굵은 사내는 찾아볼 수 없다는 일갈에서 한국교회는 자유로울 수 있는가를 물으며 목사와 씨알 굵은 사내를 대비한다면 객쩍다 할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그리고 한국교회연합의 연합운동을 지켜보노라면 한국교회에 씨알 굵은 사내는 없는 것 아니냐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아니면 성령의 역사는 애초에 씨알 굵은 목사와는 상관이 없는 것이든지….

▨… 우리 성결교회의 새 총회장은 임기 동안 추구해나갈 목표를 담은 표어로 “개혁의 선봉 성결교회, 개혁의 완성 사중복음”을 제시했다. 또한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나부터 변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출세만 곁눈질하는 정치판의 좀팽이들에게는 흉내내기조차 어려운 것이 “나부터 변하겠다”는 장담이다. 웬만한 씨알의 굵기로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약속이다. 우리 성결교회에는 씨알 굵은 사내(목사)가 있다 외치고 싶은 마음을 무너뜨리지 말아주기를 부탁드리고 싶다. 너무 세속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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