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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난해구절 해설
‘여호와’란 이름은 언제 알려졌나?
[1092호] 2017년 06월 07일 (수) 14:58:05 권혁승 교수(서울신대 구약학) ccmjun@hanmail.net

   
               권혁승 교수
출애굽기 6장 3절에 따르면,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전능의 하나님’으로만 나타나셨을 뿐 ‘여호와’라는 이름은 알려주지 않으셨다. 그러나 창세기는 ‘여호와’ 혹은 ‘여호와 하나님’이 무려 145절에서 언급되고 있다.

그런데도 모세 이전에는 하나님께서 여호와로 알리지 않으셨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창세기에서 ‘여호와’가 언급된 것은 일종의 사전 예상이었다는 의견과 함께 창세기를 기록한 모세가 후대에 소급적용한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보다 바람직한 입장은 모세 이전시대에 ‘여호와’가 사용되긴 하였어도 그 의미가 완전하게 알려진 것은 모세에 의해서였다는 견해이다. 다시 말해 이스라엘과의 언약관계를 지칭하는 특별한 의미의 신 명칭 ‘여호와’는 모세를 통한 출애굽에서 비로소 온전히 계시된 것이다.

‘전능의 하나님’은 히브리어 ‘엘 샤다이’에 대한 우리말 번역이다. 여기에서 ‘하나님’에 해당하는 ‘엘’은 천지의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지칭한다. 그것을 수식하는 ‘전능’ 곧 ‘샤다이’는 ‘강함’ 혹은 ‘능력’을 의미한다.

구약성경 전체에서 48번이나 사용된 ‘샤다이’ 대부분이 창조주 하나님의 능력과 관련이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때로 이 단어는 어원적으로 여성의 가슴을 의미하는 ‘샤드’에서 파생된 것으로 이해되는데, 그것은 삶에 필요한 풍요와 다산을 공급하시는 하나님의 속성과 연관된다.

창세기에서 아브라함, 야곱, 요셉과 관련하여 여섯 차례 사용된 이 용어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주시며 축복된 삶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소개하고 있다.(창 17:1; 28:3; 35:11; 43:14; 48:3; 49:24) 그에 비하여 ‘여호와’는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으시고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지칭하는 특별한 신 명칭이다. 그것은 이미 창세기에서 아브라함을 비롯한 이삭과 야곱에게 약속하신 내용이기도 하다.(창 13:14~17; 15:13~16; 28:13; 46:1~4)

모세에게 여호와의 이름을 온전하게 알려주시겠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구출하여 주시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전능의 하나님’은 세계의 모든 민족들 가운데 이스라엘을 특별한 소유로 선택하여 풍요와 번성을 이루어주시는 창조주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하는 것이라면, ‘여호와’는 은혜와 신실하심 가운데 이스라엘 조상들에게 주신 약속을 성취하여 구원을 이루어주시는 언약의 하나님 곧 이스라엘과 특별한 관계를 갖고 계신 하나님의 속성을 지적한 것이다.(출 19:5-6)

그런 점은 “나의 이름을 여호와로는 그들에게 알리지 아니 하였고”에서 ‘알리지 않았다’에 해당하는 동사가 ‘야다아’ 곧 ‘알다’를 의미하는 히브리어 동사라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야다아’는 단순한 정보차원의 지식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험에 근거한 실제적인 앎을 의미한다.

출애굽 때에 ‘수많은 잡족’은 누구인가? (출 12:38)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세의 영도를 받으며 애굽을 떠날 때 ‘수많은 잡족’이 그들과 함께 하였다. ‘잡족’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에레브’는 어원적으로 ‘혼합하다’에서 파생된 단어로서 이스라엘백성들과는 구별되는 다른 이방민족을 지칭한다. 그리고 이들의 규모가 컸었기 때문에 ‘많다’는 뜻의 형용사 ‘라브’가 첨가되었다.

이들의 정체는 대략 세 가지로 추정된다. 첫째, 이스라엘백성들과 혼인관계를 맺은 일종의 혼혈 애굽사람들이다. 둘째, 이스라엘백성들처럼 고된 노예생활을 하고 있던 이방민족들이다.

특히 힉소스시대 아시아에서 왔던 셈족계열의 이방민족들이 출애굽에 동참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지막으로 신앙적으로 이스라엘에 매료된 애굽사람들이다. 이들은 애굽에 내린 열 가지 재앙을 통하여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가 애굽의 어떤 신들보다 위대하다는 점을 직접 경험하면서 출애굽에 동참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출애굽 동참은 후에 이스라엘에게 커다란 위기를 가져온 함정이 되었다. 그들의 신앙은 일시적인 것으로 유리할 때는 하나님 편에 서지만, 어려울 때는 언제라도 세상 편으로 기울어졌다. 그런 모습은 민수기 11장4절에 잘 소개되어 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에게 일용할 양식으로 매일 아침 만나를 내려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가운데 섞여 살고 있던 ‘수많은 잡족’은 탐심을 품고 이스라엘을 선동하여 먹는 문제를 놓고 사회적 불만을 야기했다. 또광야에서의 불편을 참지 못하고 오히려 애굽에서의 과거 삶이 얼마나 풍요로웠는가를 동경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모세의 지도력에 큰 지장을 초래하였다.

성경에서는 명확하게 밝히고 있지 않지만, 모세가 시내산에 머무는 동안 산 아래에서 금송아지를 만들어 섬기는 잘못도 신앙적 뿌리가 약한 이들 ‘수많은 잡족’의 선동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수많은 잡족’의 출애굽 동참은 참된 신앙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감정적 충동과 이기적인 목적에 근거한 것임이 분명하다.

후대 느헤미야 시대에서도 이들 ‘잡족’은 이스라엘에게 신앙적으로 큰 걸림돌이었다. 그런 점은 모세의 율법 책을 읽고 난 후 영적 부흥을 경험한 이스라엘백성들이 우선적으로 그들 가운데 ‘섞인 무리’ 곧 ‘잡족’(에레브)을 자신들로부터 분리시킨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느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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