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의존에서 탈피해
자립·재생산 가능한 교회

지난 5월 28일 수정교회(조일래 목사) 필리핀교회(담당 닉 세페 목사) 24주년 기념 예배가 열렸다. 수정교회가 필리핀 이주민을 위한 사역(Soo Jung International Ministry, 이하 SJIM)이 시작된지 올해로 24주년을 맞은 것이다. 

이날 24주년 예배에는 필리핀 성도들이 서울, 안산, 아산 등 원근각처에서 모여서 24주년을 되돌아보고 축하와 감사의 예배를 함께 드렸다.

찬양으로 예배가 시작됐다. SJIM의 예배는 찬양이 무척 뜨거운 것이 특징이다. 30분이 넘도록 모든 성도들이 일어나 박수치고 뛰며 하나님을 찬양했다. 이어진 성도의 교제 시간에는 자유롭게 비전홀 안을 오가며 악수하고 포옹하며 반가움을 나눴다. 이어진 24주년 기념 예배에서는 촌극과 워십댄스 공연이 펼쳐졌다.
수정교회가 이주민 선교에 뛰어든 건 1990년대 초·중반이었다. 경제 호황과 산업연수생제도 도입(1994)으로 외국인 노동자가 본격 유입되던 시기였다.

그러나 이주민들을 돕거나 정복적인 선교의 대상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현지인에 의해 스스로 선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현지인 리더를 세우고 교회 속의 교회를 만든 것이다. 비록 연약할지라도 필리핀교회가 스스로 선교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는 정책을 실천했다.

조일래 목사는 “우리는 이주민 근로자를 돕기 위해 외국인 부서를 만들 것이 절대 아니었다”면서 “이 필리핀교회가 하나의 교회의 기능을 감당할 수 있도록 자체적인 훈련과 선교, 전도 등 재생이 이뤄지는 교회가 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일반 교회처럼 외국인들 대상으로 성경공부와 훈련, 심방과 상담 등을 실시하며 교회 속의 작은교회, 필리핀인교회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1995년 제시 아르세 목사가 전담사역자로 부임한 후 부산과 안산 등에도 예배공동체가 생겼다. 수정교회가 인천 불로동으로 이주한 후 2008년부터는 닉 세페 목사가 사역을 담당하고 있으며 매주 평균 80명이 출석하고 있다. 외양만 커진 것이 아니다. 이곳을 거쳐 간 많은 필리핀 이주민들은 “이곳에서 구원의 확신을 얻었고, 변화된 삶을 살게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필리핀으로 돌아가서는 교회개척 등 그 사명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도 많은 상황이다. 특히 홍콩 등 다른 나라에서도 제2의 SJIM사역을 벌이고 있다.
마닐라의 수정국제선교센터는 SJIM의 가장 큰 결실이다. 여기까지 수정교회의 후원도 컸지만 한국 SJIM이 물질과 기도로 지속적인 후원한 것도 힘이 됐다. 처음부터 한국 SJIM가 후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교회의 본질을 추구한 결과다. 

앞으로도 한국 SJIM은 그 지경을 더욱 넓혀 갈 계획이다. 

닉 세페 목사는 “한국 각지와 필리핀, 홍콩의 이주노동자 교회가 더욱 기름부음 받아 부흥할 수 있도록 한국 성도 분들도 기도로 함께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기도를 요청했다. 한국교회에 외국인 이주민 선교의 모델을 보여준 수정교회 필리핀인교회는 지금도 이주민 사역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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